▲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예방 예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영수회담 제안,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단독 회동으로 비판을 샀다. 예방과 회담은 당내 반발로 철회했고, 김무성 전 대표와의 회동은 야권 공조의 균열을 불러왔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탄핵 정국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비공개로 단독 회동을 가진 데 대해 공조를 약속한 다른 야당으로부터 불만을 샀다. 당내 분위기도 다르지 않았다. 제1야당 대표가 앞장서 야권 공조를 깨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대통령 임기 단축 협상에 동조하는 것으로 해석될 만한 여지를 남겼다는 데 비판이 나오고 있다. 벌써 세 번째 실책이다.

물론 추미애 대표는 부인했다. ‘1월말 사퇴론’은 제안이 아닌 “1월까지 강제퇴진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라는 것. 그는 헌재 판결을 1월로 예상했다. 탄핵 심판의 취지가 죄상을 묻는 형사소송법과 달리 신분에 관한 파면이라는 점에서 판결이 빨리 나올 것이라는 게 추미애 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김무성 전 대표와 회동이 빈손으로 끝난 것은 대통령의 퇴진 시기와 관련해 의견을 좁히지 못한 탓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4월30일 퇴임을 주장했다.

◇ ‘또’ 돌출행동… 안팎에서 “이해 안 돼” 비판

따라서 추미애 대표가 ‘임기 단축과 관련한 여야 협상은 없다’고 못 박은 것과 달리 퇴진 협상에 나선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당장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당 공식회의 중 추미애 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의 회동 소식을 전해들은 그는 “앞에서는 공조해서 탄핵하자고 하고, 함께 만나자고 하면 탄핵·해체의 대상은 못 만난다고 하면서 왜 자기는 혼자 이러고 다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그는 야권 공조 합의를 이유로 김무성 전 대표의 회동 제안을 거절했다.

추미애 대표의 독단은 당내 대선주자들의 우려를 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야권 공조를 위태롭게 한다는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더 신경써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고, 김부겸 의원은 “당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상의하지 않고, 의원들과 협의하지 않고 있다. 지금과 같은 엄혹한 국면에서 독선과 오판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추미애 대표가 국민의당과 정의당에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야권 공조에 균열을 불러온 돌출행동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 추미애 대표의 잇단 실책으로 당 내부에서도 불만이 상당하다. 상의와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독단으로 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뿐만 아니다. 정치 감각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대표는 지난달 14일에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양자 영수회담을 제안했다가 당내 거센 반발로 14시간 만에 철회했다. 당시에도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온라인 기사를 통해 관련 소식을 접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박지원 비대위원장과 협의를 제안했지만 추미애 대표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후 추미애 대표는 박지원 비대위원장의 항의 전화에 순차회담을 제안하며 대통령과 양자회담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때문에 지금처럼 추미애 대표의 독단을 두고 “의아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결국 의원총회에서 퇴짜를 맞았다. 리더십에 타격을 받게 된 추미애 대표는 해명하는데 많은 공을 들여야 했다. ‘야당이 언제까지 촛불집회에만 나갈 수 없다’는 당내 중진의원들의 조언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기로 결심했다는 것. 그 자리에서 하야 민심을 전달하고, 최후통첩을 할 계획이었다는 게 추미애 대표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해명도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일갈했다. 그는 “국민들은 민주당에게 수습 권한을 위임하지 않았다”면서 “(영수회담은) 백만 촛불의 함성을 왜곡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때부터 추미애 대표의 정치 감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말하고 있지만, 독단으로 비춰지는 당 운영과 야권 공조에 균열을 불러오는 언행에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가 없다”는 것. 추미애 대표와 8·27 전당대회에서 경합을 펼친 이종걸 의원은 “한 번 더 엄중한 시기에 실책을 범한다면 국민들로부터 레드카드 받고 영원히 퇴장 당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앞서 추미애 전 대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겠다는 뜻을 밝혀 당내 반발을 자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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