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버워치' 닷지버그 악용사례를 고발하는 영상.<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다국적 게임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차기 기대작 ‘오버워치’ 유저들이 하나 둘 게임을 등지고 있다. PC방 점유율 압도적인 1위를 놓치지 않던 오버워치는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20.31%라는 점유율 최저치를 기록하고 LOL에 왕좌를 내줬다. 최근 주력게임인 ‘스타크래프트’도 프로리그 폐지라는 악재를 만난 블리자드가 연이은 인기작 구설수에 진땀을 빼고 있다.

◇ 각종 버그에 “이러려고 게임했나” 유저 허탈감 심화

오버워치 유저가 게임을 외면한 이면에는 게임 진행을 도와주는 불법 프로그램 ‘핵’ 논란이 있다. 지난 5월 출시된 인기 FPS 게임 ‘오버워치’에는 ‘에임 핵’이라 불리는 자동조준 불법 프로그램이 있다. 총싸움 게임에서 자동 조준을 도와주는 이 프로그램은 게임의 공정성을 해치고 유저들의 사기를 꺾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루에도 수십 건의 불만글이 쏟아지는데 블리자드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해 9월 핵 방지 프로그램 개발자를 모집하는 구인공고를 냈지만, 게임 내에서는 핵 사용이 의심되는 이른바 ‘핵쟁이’ 유저가 지속적으로 목격돼 기대치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에는 ‘닷지 버그’라는 신종 버그도 탄생했다. 게이머가 게임에 접속한 후 바로 게임 나가기로 탈주한 뒤 ‘경기 재참여’를 하면 탈주 불이익을 받지 않는 버그다. 타 게이머들의 조합 상태를 미리 보거나, 전략이 실패했을 경우 승률 관리를 위한 ‘만능 리셋’용으로 닷지버그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게이머들이 주로 게임을 즐기는 장소인 PC방에서도 오버워치는 환영받지 못한다. 블리자드가 도입한 PC방 정책에 ‘이중과금’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블리자드는 PC방 상품에서 시간당 203원을 차감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미 패키지를 구매한 유저도 PC방에선 ‘PC방 유저’로 간주돼 별도 비용을 낼 우려가 커 유저 반발을 심하게 샀다.

게이머들의 불편사항이 늘고 있는데 정작 운영사인 블리자드의 대응노력은 딱히 찾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현재 각종 버그와 핵을 사용한 게임 플레이 영상이 웹상에 버젓이 나돌고 있어,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허탈감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폐지… 악재 극복 가능할까

최근 블리자드는 연속된 악재를 만나고 있다. 올해 ‘오버워치’를 출시하기 전까지 회사의 가장 주력상품이었던 ‘스타크래프트’마저 프로리그 폐지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지난 14년간 이어온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운영 종료에 이어 관련 팀의 연이은 해단소식은 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올해 10월 18일 한국e스포츠협회는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운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2010년 불거진 e스포츠 승부조작과 이후 지적재산권 분쟁이 발단이 됐다. 이어 2012년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e스포츠에서 부상하자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중계사도 줄었다. 여기에 2015년 승부조작 사건이 다시 터지면서 결정타를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블리자드코리아 대표도 짧은 임기를 끝으로 연임 사임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정환 블리자드코리아 대표는 작년 10월 취임 이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올해 7월 퇴임했다. 전임 대표였던 백영재 대표도 갑작스런 해임으로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 바 있다. 한국 e스포츠계의 중흥기를 이끌어낸 블리자드가 게이머들의 외면을 극복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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