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건강보험.<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청렴도가 가장 높은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건보공단이 입찰비리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는 상황이라 결과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7일 국민권익위원회는 606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2016년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진행한 청렴도 조사에는 건보공단이 공직 유관단체 1유형 중 종합청렴도 8.91점으로 최상위 기관에 등극했다.

공공기관 청렴도는 측정 대상기관의 부패경험과 부패인식에 대해서 업무 경험이 있는 국민, 소속 직원, 전문가 등이 응답한 설문 결과와 부패사건 발생현황 등을 종합해 점수를 산출한다. 건보공단은 ▲외부청렴도 9.17점 ▲내부청렴도 8.55점 ▲정책고객평가 8.75점으로 우수한 성적을 냈다.

‘청렴도 최상위’라는 건보공단은 올해 초 원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신사옥 내부 스튜디오 관련 계약에 특정 업체에 7억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 7일 압수수색까지 받았다. 스튜디오 시설 및 납품된 방송장비와 관련해, 입찰 과정에서 업체와 공단 관계자 간의 불공정 비리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가 수사의 핵심으로 꼽힌다.

과거에는 비위·비리 행위로 인해 파면·해임·정칙 등 중징계자와 견책·감봉된 경징계자 총 142명에게 성과급 3억3000만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에 따르면 공단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개인 비리나 비위로 징계받은 직원 142명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이외에도 건보공단은 올해 성과급 잔치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했다. 건강보험 재정 누적흑자 20조원을 돌파하면서 ‘과다징수’ 논란에 휩싸인 후 흑자 혜택이 직원에게만 돌아갔다는 질타를 받았다. 5년간 임직원에게 200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다. 성상철 이사장은 지난해 4348만원의 성과급을 받았다.

건강보험 재정 흑자 규모가 커지면서 지난해 공기업 경영평가에서도 A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 문제는 국민이 염원하는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국민 부담은 여전히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의원은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1년 63%를 기록한 이후 변동이 없는데 흑자 혜택은 직원에게만 돌아갔다”며 “누적적립금을 국민 건강을 위한 보장성 확대, 저소득층 지원에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이 보여준 일련의 행태 앞에 ‘청렴도 최상위’란 화려한 타이틀의 의미도 퇴색된다는 성토의 목소리가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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