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립영화관 인디플러스가 31일 폐관한다.<인디플러스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인디영화계의 CGV였던 ‘인디플러스’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이달 31일자를 마지막으로 폐관을 결정했다. 독립영화 자체의 불황도 있었지만, 인디영화관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비효율적인 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8일 영화진흥위원회가 직영하는 독립영화관 인디플러스가 폐관을 결정했다. 인디플러스는 공지를 통해 “영진위는 독립영화관 직접 운영에 따른 비효율성 지적 등 여러 의견을 수렴하여 인디플러스 운영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3월 10일 개관 이래로 5년 9개월만에 문을 닫는 것이다.

인디스페이스로 시작된 인디플러스 독립영화관 사업은 2011년 영진위가 직영으로 전환한 후 강남에 문을 열었다. 당초 대기업 계열 배급사의 문턱을 넘기 힘든 국내 독립영화를 위해 개관했으나, 영진위 직영 이후로 점점 더 힘겨운 배급 환경과의 싸움을 이어가야 했다.

대표적으로 정치적 이슈가 담긴 작품을 상영하지 못하면서 인디플러스는 ‘자유 없는 독립영화관’이란 비판에 직면했다. 영진위가 세월호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한 영화관을 정부지원사업에서 배제한 정황이 드러나며 ‘극장 블랙리스트’의 실체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영진위는 스크린에 걸릴 영화의 고유 선정권을 침해하는 법안을 제도화하기도 했다. 지난해 예술영화전용관 유통배급 지원사업을 새로 실시하면서, 지원대상은 위탁단체가 선정한 24편의 영화를 매달 2편씩 의무 상영해야 했다. 이전에는 영진위가 선정한 300~500편의 예술영화를 연간 219일 동안 자율적으로 상영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결국 영진위 입맛에 맞는 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하라는 이야기에 당시 영화계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영진위는 최근 공지를 통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영진위는 열정과 창의로 제작된 우수한 독립영화를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향후에도 다양한 독립영화제작지원 등을 통해 독립영화가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