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후 야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통합’을 놓고 파열음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두 당의 불협화음은 서로 간 흠집내기로도 이어졌다.

감정싸움의 시발점이 된 ‘야권통합’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먼저 제안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내년 1월 야권통합 이슈가 나와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오는 1월부터 4월 중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탄핵심판 청구에 대한 헌재 결정 이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 ‘야권통합’을 언급한 우 원내대표의 주장엔 이러한 배경이 깔려있다.

그러나 우 원내대표의 ‘야권통합’ 발언을 접한 국민의당은 못마땅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은 지난 12일 논평을 통해 “우상호 원내대표가 슬그머니 야권통합 카드를 꺼내들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대선 주도권 싸움을 시작하는 모습은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며 “대통령 탄핵은 아직 진행 중이고 정치권은 국정공백으로 인해 피폐해진 민생부터 챙겨야 할 때”라고 밝혔다.

야권에서 통합 논의는 사실상 종결됐다는 게 김 대변인 설명이다. 그 예로 김 대변인은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이 만들어 준 3당 체제를 꼽았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에서 공개적으로 통합을 운운한다. (이는) 우리 국민의당에 대단히 결례가 되는 이야기”라면서 “우리는 지금 통합에 대해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못박았다.

국민의당은 그러면서 제1야당인 민주당의 ‘수권능력’을 문제 삼고 흠집내기에 돌입했다. 민주당으로부터 국정책임감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국민의당 주장이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당은 탄핵이전부터 경제·민생현안을 해결할 컨트롤타워를 세울 것을 주장했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탄핵 후 경제부총리 인선 관련 민주당에 전적 권한을 위임했다”고 밝혔다. 손 수석대변인은 이어 “그러나 어제 민주당은 유일호 경제부총리에 대한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다. 그 결과 황교안 총리의 뜻에 따라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유임됐고 정치권이 끌려가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은 즉각 반박했다. 박경미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국민의당은 엉뚱한 화풀이를 자제하라”며 “민주당은 어제 당내 회의를 통해 경제부총리 문제에 대해 현 상황을 유지하며 지켜보기로 결정했다.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국민의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국민이 정치권에 요구하는 것은 국정공백의 최소화”라고 밝혔다.

이 같은 두 야당의 충돌에 대해 정치권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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