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이 14일 자정 출시됐다.<각사 제공>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리니지 가족싸움이 시작됐다. ‘원조사’ 엔씨소프트와 ‘후발주자’ 넷마블의 리니지 관련 모바일 신작이 일제히 베일을 벗어서다. 양사의 순위다툼이 가시화된 가운데, IP(지적재산권) 주인인 엔씨소프트는 두둑한 주머니 사정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 첫날 평가, 엔씨소프트 ‘흐림’ 넷마블 ‘맑음’

리니지를 사이에 둔 양대 게임사의 ‘맞짱’이 시작됐다. 한판승을 벌여야 할 대상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레드나이츠’와 넷마블의 ‘리니지2:레볼루션’이다. 같은 리니지 소재 모바일 게임을 약 일주일 간격으로 출시하며 대결구도가 가시화됐다.

초반 기 싸움에선 넷마블이 승기를 거머쥐었다. 넷마블은 14일 자정을 기해 모바일 MMORPG ‘리니지2:레볼루션’을 출시했다. 출시 8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무료 순위 1위, 최고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초 새벽 0시 출시를 예고했지만 접속자 폭주로 정식 출시 시간을 1시간 늦추기도 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출시 하루 만에 좋은 성과를 거둬 기쁘다”며 “현재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신규 서버 30대 증설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서버를 기존 50대에서 100대로 증설한데 이어 14일 오픈 하루도 안 돼 이용자 유입 증폭으로 추가 증설을 결정한 것이다. 10대는 오늘 저녁 중으로 오픈하고 나머지 20대는 순차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반면 8일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RPG ‘레드나이츠’는 넷마블에 왕좌를 내주고 순위가 2위로 내려갔다. 9일부터 최고매출 1위 자리를 지키던 레드나이츠의 선전이 단 ‘5일 천하’로 끝나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최근 회복되던 흥행기세에 찬물이 끼얹어진 분위기다.

특히 유저 반응만을 두고 보면 희비는 더욱 극명히 엇갈린다. 넷마블은 14일 현재 게이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며 혼잡한 서버에는 수천 명의 대기열까지 생겼다.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압도적인 그래픽과 기술력이 유저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전예약자 수는 340만명을 넘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8일 레드나이츠 출시와 동시에 당일 주가가 전날 대비 9.73% 가까이 급락했다. 각종 게임관련 커뮤니티에 진부한 게임성과 그래픽 미흡, 과금 유도 등 혹평이 쏟아지면서 시장은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 엔씨소프트, 순위 하락에도 ‘의문의 1승’

▲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이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넷마블 제공>
일각에서는 양사의 승패와 상관없이 진정한 승자는 엔씨소프트라는 분석이 나왔다. 엔씨소프트가 넷마블에 IP 활용 대가로 로열티를 따로 받고 있어, 두 작품 모두 엔씨의 매출원이 되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넷마블의 리니지 관련 매출 상승은 엔씨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자사가 보유한 리니지2 IP 활용 라이센스 계약에 따라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 매출 일부를 가져간다. 정확한 로열티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선 통상적으로 전체 매출 중 5~10%가량을 IP 로열티로 취한다. 여기에 시장 예측대로 넷마블이 내년 IPO 이후 시총이 6조원에 이르면, 지분 제휴를 맺은 엔씨는 투자액의 2배를 벌게 된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언론에선 양사가 대결구도로 많이 다뤄지지만 사실상 파트너 관계”라며 “가장 바라는 그림은 레드나이츠와 레볼루션이 둘 다 매출순위 상위권을 지켜나가며 ‘WIN-WIN’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넷마블이 출시 첫날부터 대박을 내면서 엔씨소프트의 주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날 엔씨소프트 주가는 25만8500원에 장마감했다. 전일 대비 3.61% 오른 수준이다. 두 작품의 흥행 모두 엔씨소프트의 실적에 든든한 양 날개로 작용하면서, 연내 매출 ‘1조클럽’ 진입도 무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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