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의 아슬란과 PYL 브랜드(벨로스터, i30, i40)가 극심한 판매 부진을 보이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7.2%. 현대자동차의 올해 내수시장 판매량(11월 누적 기준)과 지난해 같은 기간을 비교한 수치다.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가 모두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차 판매량은 대부분 모델이 지난해보다 부진한 모습이다. 특히 핵심 라인업인 아반떼-쏘나타-그랜저의 경우,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1.1%, 21.7%, 32.2%(11월 누적 기준) 줄어들었다. 쏘나타는 SM6, 신형 말리부 등의 거센 도전을 받았고, 그랜저는 신형 모델 출시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판매량이 많은 모델들이 부진하다보니 전체적인 판매량 감소폭도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는 저력이 있다. 특히 새롭게 출시한 그랜저는 내년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판매량이 ‘존폐위기’ 수준인 모델들이다. 제네시스가 독립하면서 현대차의 최상위 모델로 등극한 아슬란과 PYL(Premium Younique Lifestyle) 브랜드 라인업인 벨로스터, i30, i40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먼저 아슬란은 11월까지 내수시장에서 1738대가 팔렸다. 임원 인사철인 12월이 아슬란의 대목이긴 하지만, 연 2000대 판매를 넘어서긴 힘들어 보인다. 아슬란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석 달 연속 두 자릿수 월간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100대도 못 판 것이다.

벨로스터와 i30, i40의 상황도 비슷하다. 벨로스터는 올해 판매량이 고작 610대에 불과하다. 현대차 모든 모델 중 꼴찌다. i40는 1227대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벨로스터와 i40는 11월 나란히 33대의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9월 신형 모델을 출시한 i30는 그나마 조금 낫다. 10월 648대, 11월 463대로 반등의 모습을 보이며 누적판매 2347대를 기록 중이다.

이들 네 모델의 판매량은 지난해와 비교해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8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던 아슬란은 78.4% 감소했고, 벨로스터는 59.9%, i30는 20.7%, i40는 33.5%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현대차가 이들 모델들을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아슬란의 단종은 현대차 자존심은 물론 고객 신뢰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PYL 브랜드는 판매량을 떠나 다양한 라인업 구축과 젊은층 공략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해외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결국 아슬란 및 PYL 삼총사의 판매량 회복은 현대차가 풀어야할 주요 숙제 중 하나다. 각 모델별 특징에 맞춰 더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아슬란과 PYL 브랜드가 현대차의 주력 판매 제품은 아니지만, 판매량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것은 분명 경계해야 한다”며 “단순한 가격 할인이 아니라, 해당 모델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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