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 심리로 열린 공판 준비기일에 출석해 혐의 내용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키친 캐비닛’으로 밝힌 최순실 씨의 직업은 ‘임대업’이었다.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그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 심리로 열린 공판 준비기일에 출석해 본적(강원도 정선군)과 주소지(미승빌딩)를 확인하며 민낯을 드러냈다.

최씨는 말을 아꼈지만, 입장을 전할 땐 단호하고 분명했다. 국민참여재판을 거부했고, 혐의 내용에 대해선 모두 부인했다. 도리어 억울함을 호소했다. “독일에서 벌을 받겠다고 돌아왔는데, 들어온 날부터 새벽까지 많은 취조를 받았다”는 것. 최씨는 그간의 설움을 털어내듯 “이제 (재판을 통해) 정확하게 밝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검찰 공소사실 중 8가지가 대통령과 공모했다는 것인데 공모한 사실이 없다. 전제가 되는 공모가 없기 때문에 죄가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공모해 포레카 광고회사 지분을 강탈한 사실이 없고, 더블루케이와 K스포츠재단의 경우 민사 사항(사기 미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최씨와 검찰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앞서 최씨 측은 증거인멸 지시 의혹을 부인하고, 핵심 물증인 태블릿PC의 검증을 법원에 요구했다. 뿐만 아니다. 법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보면 “내부 고발자 입장에서 공소장이 작성됐고, 혼자서 국정을 농단한 것처럼 매도됐다”고 강조했다. 결국 최씨는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돌렸다. 그는 “국정 농단은 자신의 조언을 반영한 대통령의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씨는 이날 재판장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앞으로 공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반성의 자세를 보였다. 촛불민심을 우려한 탓이다. 그는 지인에게 “촛불집회가 공포스럽다. 일이 이 정도로 커질 줄 몰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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