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슬라의 한국 상륙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테슬라의 대한민국 상륙이 좀처럼 속 시원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첫 매장 오픈이 내년으로 미뤄진 가운데, 쏟아지던 관심도 다소 시들해진 모습이다.

2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첫 테슬라 매장 오픈이 사실상 연내에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당초 지난 11월 29일 스타필드 하남에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었으나 실패했고, 이어 연내 개장도 어렵게 됐다.

테슬라가 거북이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인력 등 기본적인 요건조차 완전히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테슬라는 자동차를 판매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하는 제작자등록조차 아직 받지 못했다. 등록을 위해 제출한 서류에서 몇 차례 부족한 부분 발견됐고, 여전히 보완이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정비 관련 계획을 뚜렷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가 이처럼 난항을 겪는 이유는 기존 수입차업체와는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수입차업체는 국내 딜러사와 계약을 맺고 판매 및 정비를 맡긴다. 반면 테슬라는 판매 및 정비 인력과 시설을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인력 확보 및 서류 완비 등에 미숙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테슬라가 지나치게 안일한 접근 방식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준비가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개장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트렸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오픈 시점조차 오락가락인데, 소비자들이 믿고 차를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안 그래도 폭스바겐 사태로 인해 해외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진 상태인데, 테슬라가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테슬라는 앞서 한국 공식 홈페이지를 오픈하며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지도를 사용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특정 국가에 진출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 기본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테슬라의 오픈이 미뤄지면서 쏟아지던 관심도 덩달아 식고 있는 모습이다. 테슬라의 국내 진출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이다. 테슬라가 어디에 첫 매장을 오픈할지 등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이어 지난 8월 테슬라는 국내 진출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스타필드 하남에 매장이 들어선다는 것도 화젯거리였다. 그러나 당초 계획한 오픈 시점이 미뤄지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테슬라를 향한 기대감과 관심이 예전만 못하다.

물론 전기차 전문업체인 테슬라 특성상 다른 브랜드나 신차에 비해 ‘초반공세’의 중요성이 크진 않다. 충전시설 등 인프라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정식 오픈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하지만 11월말, 늦어도 올해 안에 정식 오픈이 이뤄졌다면 좀 더 많은 홍보효과를 누리면서 원만하게 안착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와 관련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준비 상태나 역량보다 많은 관심이 쏟아졌고, 조금은 성급하게 오픈 시점을 정한 것 같다”며 “애초부터 충분한 기간을 갖고 철저하게 준비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국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외부 인사 영입 등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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