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개헌’을 고리로 한 연대 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가 비공개 회동 이후 기존 입장과 달리 개헌 논의에 동의하는 것으로 전향했다는 후문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대선주자도 편한 상황은 아니다. 결승선까지 아직 멀었고, 변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바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연대 가능성이다. 야권의 사정을 잘 아는 인사들은 두 사람의 결합에 따른 파장으로 ‘문재인 대세론’을 흔들 수 있다는 데 입을 모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도 “끝까지 두고 봐야 한다”면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실제 손학규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는 거리를 좁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 비공개 회동에서 개헌 논의 “안철수 달라졌다”

대표적 일례는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두 사람이 함께했다는 것이다. 손학규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익히 알려진 재단 행사에 안철수 전 대표가 참석해 축사를 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국민의당 의총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당 지도부를 포함한 소속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양측의 상견례가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손학규 전 대표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같은 사람은 같은 집에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목할 부분은 안철수 전 대표가 개헌에 대한 전향된 입장을 보인 점이다. 이날 안철수 전 대표는 그동안 유보적·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개헌 논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개헌을 시대적 과제로 내세운 손학규 전 대표와 보조를 맞춘 셈이다. 안철수 전 대표의 이 같은 변화는 이달 초 비공개 회동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손학규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와 단 둘이 만난 자리에서 ‘개헌 논의 물꼬를 터 달라’고 말했다. 개헌 찬성을 전제로 연대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 안철수 전 대표는 손학규 전 대표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0주년 기념식을 찾아 러브콜을 이어갔다. 그는 3년 전에도 창립 7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손학규 전 대표에 대한 신뢰를 보인 바 있다. <뉴시스>
손학규 전 대표는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개헌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안철수 전 대표는 “(손학규 전 대표와) 예전부터 우리 정치가 이렇게 흘러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문제인식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일까. 손학규 전 대표는 안철수 전 대표와 국민의당의 러브콜이 싫지 않은 눈치다. 안철수 전 대표 측이 다음달 15일 열리는 국민의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출마를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완곡하게 거절 의사를 표시했다. 반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된 데에는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분위기만 보면 양측의 결합은 시간문제로 해석된다. 손학규 전 대표는 촛불민심에 대해 “기득권과 패권 세력에 대한 저항”으로 보고 “안철수 현상은 지금도 상당히 유효하고,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브콜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실제 양측 진영에선 오는 22일 광주에서 열리는 ‘국민주권개혁회의’ 보고회를 주목하고 있다. 그간 ‘강진일기’ 북콘서트에 매진해온 손학규 전 대표가 이날부터 개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새판짜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자리에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도 상당수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공교롭게도 광주지역 의원들이 모두 국민의당 소속이다.

이와 관련, 양측 진영에선 관계 진척을 위한 손학규 전 대표의 메시지가 나올 수 있다는 데 기대가 적지 않지 않다. 하지만 손학규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결합은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국민주권개혁회의’가 창당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되는 만큼 손학규 전 대표의 창당이 우선적으로 보인다. 이후 양측 진영의 통합 또는 대권주자 대 대권주자로 손잡을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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