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내년에는 신사업분야에서 뚜렷한 실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아직까지 신사업 부문은 실적 성장을 견인할 만큼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내년에는 확실한 ‘성장 모멘텀’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2014년 취임 후 사업포트폴리오 다각화와 ‘미래성장 먹거리’발굴에 집중해왔다. 매출의 핵심인 석유화학·소재 사업은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이익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만큼, 새로운 성장 동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가 선택한 신사업은 에너지, 바이오, 수처리(물) 등이었다.

에너지 부문 중 전기차 배터리사업 투자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10월 중국 난징(南京)에 전기차 5만대 생산이 가능한 배터리 공장을 지은데 이어 지난 10월에는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전기차 10만대 규모 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공장이 완공되면 한국(오창)-미국(홀랜드)까지 포함한 4개 지역에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는 연간 생산량은 전기차 29만대분에 달할 전망이다.

◇ 신사업 가시적인 성과 언제쯤?

다만 아직까지 회사의 전체 이익에는 큰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지 부문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3% 늘어난 8789억원,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한 141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전분기(312억원) 보다 손실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부진한 상태다. 중국 정부 규제 변수 등이 향후 사업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린 바이오 사업도 아직 지켜봐야 하는 단계다. LG화학은 지난 4월에는 동부그룹에서 종자·농화학 기업인 팜한농을 인수해 바이오농업 시장에도 진출했다. 올 3분기 팜한농은 194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부진했다. 이에 대해 팜한농은 “계절적 비수기에 LG화학에 인수된 후 재고자산이나 환경 부담금을 적립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최근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과 손잡고 미래 그린 바이오 분야 기술 개발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제약 관련 바이오 사업은 LG생명과학과의 인수 후 시너지에 성패가 달렸다. LG화학은 내년 1월1일부로 LG생명과학을 예정대로 인수합병하기로 했다.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의약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사업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특허 건수만 한미약품 다음으로 많은 35건의 특허를 보유중이다.

수처리 분야도 아직 수익성이 나오지 않고 있다. 2014년 LG화학은 미국 수처리 벤처기업 나노H2O를 1500억원에 인수했다. 나노H2O는 역삼투압(RO) 방식의 담수화 기술로 중동 지역에서 대규모 수주를 성공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순이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화학은 내년에도 적극적인 사업 개편과 신사업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엔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기활법·일명 원샷법)’ 지원을 받아 선제적인 사업 개편도 가능하게 됐다. LG화학은 공급과잉 품목인 폴리스타이렌(PS) 생산설비 일부를 고급 플라스틱 소재인 ABS 생산설비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LG화학 관계자는 “전기 배터리 부문은 꾸준히 수주 실적이 늘고 있는 만큼, 점진적으로 수익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사업 부문은 내년에는 좀 더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투자 계획에 대해선 “4분기 실적이 나온 후 계획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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