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2월 알바노조가 서울 맥도날드의 한 지점에서 아르바이트생 부당해고와 근로자 부당처우 등 맥도날드의 불법 행위를 규탄하는 점거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이랜드 그룹이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임금 체불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와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 맥도날드에서다. 서울의 한 지점이 갑작스레 문을 닫으면서 근로자 수십여 명이 월급을 못 받게 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 가맹 수수료 7억원 미지급… 망원점 ‘문 닫아’

폐점 논란에 휩싸인 곳은 서울 마포구의 맥도날드 망원점이다. 해당 매장은 지난 1일 부로 본사로부터 가맹해지 통보를 받고 문을 닫았다. 해당 점주가 수개월 가까이 본사에 지불해야할 ‘서비스 로열티’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내려진 본사 차원의 조치였다.

망원점 점주 A씨는 1일 전까지 매장이 폐점한다는 사실을 내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매장 매니저와 크루, 라이더 등 근로자 60여 명에 대한 월급과 퇴직금 등 급여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A씨의 행방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본사인 한국 맥도날드 측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망원점의 경우 가맹계약을 맺었던 초창기부터 서비스료 지급을 미루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운영을 해 왔던 곳”이라며 “올해 들어서는 아예 서비스료를 본사에 지불하지 않아 폐점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A씨가 본사에 밀린 돈은 7억원으로 확인됐다.

본래 맥도날드 망원점은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직영점이었다. 그러던 2011년 말부터 가맹점으로 변경됐고, 첫 계약을 맺은 A씨가 5년째 점주로 운영을 해오고 있었다.

◇ 점주는 잠적, 본사는 가맹점 탓… 밀린 급여는 누가?

이번 폐점 사태의 1차적 책임은 마땅히 지급해야 할 가맹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은 A씨에게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렇다고 본사인 한국 맥도날드 역시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수십여 명이 고용된 매장의 갑작스런 폐점이 몰고 올 파급효과에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가 근로자들의 급여 문제다. 20일 넘도록 본사인 맥도날드는 사태 파악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확한 근무자 수와 체불된 급여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 ‘가맹점은 가맹점의 일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가맹 매장에 소속된 크루들은 가맹점 주와 근로계약을 맺은 만큼 본사와는 무관한 인력”이라면서 “다만 도의적 차원에서 원하는 사람들에 한해 인근 직영 매장으로 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로 계약 데이터를 소유하고 있는 점주분과 연락이 안 돼 급여 현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지, 세간의 우려처럼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