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이 22일 오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앞에서 '2015년 임금협상승리를 위한 파업 출정식'을 갖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대한항공과 조종사노조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22일 조종사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에 돌입했다. 오는 31일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국내 조종사 파업은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22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파업출정식을 가졌다.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전체조종사 2500여명 중 170명 안팎이다. 항공사는 필수공익사업장이어서 파업을 하더라도 평소 인력의 80% 이상은 근무해야 한다.

조종사노조는 임금 29% 인상을 원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1.9% 인상안을 고수한다. 조종사 노조는 “노동시장임금과 동떨어진 낮은 임금을 받고 있어 조종사가 유출되고 비행안전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며 “회사가 기존의 1.9%안을 단 0.1%라도 수정한다면 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대안을 찾고자 했으나 회사는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대한항공이 지난 10년간 조종사 실질임금을 지속적으로 깎으면서 외국 항공사와 임금 격차가 2~3배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조종사들이 대거 유출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항공업계에서 제시하는 높은 임금에 따라 국내 조종사 상당수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빈자리는 저 경력 외국인 파견 조종사로 대체돼 비행 안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파업 시기가 여행객이 몰리는 연말시즌과 겹쳐진 탓에 일부 승객들이 불편함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 파업기간 첫날, 국제선 128편 중 4편이 결항됐다. 국내선은 75편 중 14편이 뜨지 못했다.

파업기간동안 대한항공은 미주와 구주, 대양주, 동남아 노선을 정상 운항한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 등 하루에 여러 편 운항하는 노선 위주로 1회 정도씩 감편해 98%의 항공편만 정상 운항할 방침이다. 제주노선은 91% 정상 운행하며, 국내 내륙 노선은 76% 정상 운행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새벽부터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일부 노조원이 부분 파업을 강행했지만, 첫날 승객불편은 미미하다”며 “조종사노조가 고객 편의를 뒤로한 채 파업을 결정한 것에 매우 유감스럽지만, 지속적 대화를 통해 빠르게 타협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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