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파업출정식을 가졌다.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은 전체조종사 2500여명 중 170명 안팎이다. 항공사는 필수공익사업장이어서 파업을 하더라도 평소 인력의 80% 이상은 근무해야 한다.
조종사노조는 임금 29% 인상을 원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1.9% 인상안을 고수한다. 조종사 노조는 “노동시장임금과 동떨어진 낮은 임금을 받고 있어 조종사가 유출되고 비행안전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며 “회사가 기존의 1.9%안을 단 0.1%라도 수정한다면 파업에 돌입하지 않고 대안을 찾고자 했으나 회사는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대한항공이 지난 10년간 조종사 실질임금을 지속적으로 깎으면서 외국 항공사와 임금 격차가 2~3배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조종사들이 대거 유출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 항공업계에서 제시하는 높은 임금에 따라 국내 조종사 상당수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빈자리는 저 경력 외국인 파견 조종사로 대체돼 비행 안전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파업 시기가 여행객이 몰리는 연말시즌과 겹쳐진 탓에 일부 승객들이 불편함을 감수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조종사노조 파업기간 첫날, 국제선 128편 중 4편이 결항됐다. 국내선은 75편 중 14편이 뜨지 못했다.
파업기간동안 대한항공은 미주와 구주, 대양주, 동남아 노선을 정상 운항한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 등 하루에 여러 편 운항하는 노선 위주로 1회 정도씩 감편해 98%의 항공편만 정상 운항할 방침이다. 제주노선은 91% 정상 운행하며, 국내 내륙 노선은 76% 정상 운행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새벽부터 대한항공 조종사노조의 일부 노조원이 부분 파업을 강행했지만, 첫날 승객불편은 미미하다”며 “조종사노조가 고객 편의를 뒤로한 채 파업을 결정한 것에 매우 유감스럽지만, 지속적 대화를 통해 빠르게 타협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