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비박계 정당의 지지율이 친박계 정당 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분당을 주도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의 주가가 오르는 모양새다. <데이터=리얼미터>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27일 출발을 앞둔 가칭 보수신당에 청신호가 켜졌다. 22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 보수신당의 지지율이 새누리당을 앞섰다. 새누리당 연쇄탈당과 원외세력 연대 등 지지율 상승요인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고무되는 분위기다.

리얼미터가 비박신당과 새누리당을 분리해 정당 지지도 조사를 해본 결과, 비박계정당 지지율은 18.2%로 친박계정당(13.2%) 보다 높게 나타났다. 두 정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과거 새누리당 지지율과 비슷한 수치다. 최순실게이트로 빠져나갔던 지지층이 비박계정당이 창당되면서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탈당과 신당창당’에 대한 불안감은 다소 사라진 분위기다. 보수신당은 27일 1차 탈당이 시작되면 곧바로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마치고 내년 1월 20일 전까지 창당 작업을 서두르겠다는 계획이다. 창당 과정에서 새누리당 현역의원들의 대규모 추가탈당과 보수신당 입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신당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내부에서는 원내 3당을 넘어 2당까지 노리고 있다. 보수신당 측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에서 60명 정도는 탈당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대 65명 이상이 탈당해 원내 2당으로 올라서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석은 총 128석으로 65명이 신당행을 택할 경우, 원내 3당으로 내려앉게 된다.

기존의 원외세력과의 연대도 순항을 보이고 있다. 이들보다 앞서 탈당한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합류할 예정이며,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이 창당한 늘푸른한국당과의 합당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최대변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거취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보수신당에 가세할 경우, 보수신당의 무게감이 새누리당을 압도하게 되기 때문이다. 현재 탈당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정진석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를 비롯한 충청권 의원들은 반 총장과 함께할 가능성이 크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반 총장의 진로에 따라 거취를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보수신당과 반 총장 사이에 교감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을 선언한 날과 반 총장이 대선출마를 공식화한 날이 공교롭게도 같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황영철 의원은 “(반 총장과) 접촉을 구체적으로 하는 단계는 아니다. 다만 탈당한 의원 중에는 상당부분 소통을 하고 있는 의원들이 있다”며 “우리의 취지가 잘 전달되고 있다. 우리들끼리 내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있고, 반 총장도 지금 여러 시나리오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지난 17일 리얼미터가 전국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무선 ARS, 스마트폰 앱 방식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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