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0일 강원FC의 1부 리그 승격이 확정된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 성남FC-강원FC의 경기에서 득점에 성공한 한석종 선수가 기뻐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강원랜드의 지역 사회를 외면하는 행보가 계속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300만 도민의 열정을 담아 탄생한 강원FC의 뒷바라지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 ‘프로는 돈으로 말 한다’… 돈이 곧 실력이자 성적

‘프로는 돈으로 말 한다’는 말이 있다. 선수가 받는 연봉이 곧 실력이라는 말이다. 팀 역시 마찬가지다. 대체로 투자 받은 만큼 성적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와 관련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다. 런던경영대 스테판 지만스키 교수는 향간은 떠도는 설을 수치화 했다. 그의 저서 <축구자본주의>에서 “리그 평균연봉의 4배를 쓰면 우승을 하고, 2.5배를 쓰면 2위를 한다”고 말했다. 축구에선 돈이 곧 실력이자 성적이란 얘기다.

그만큼 축구 구단에게 있어 ‘메인스폰서’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메인스폰서란 노출 효과가 가장 뛰어난 유니폼 ‘메인’에 로고를 새겨 넣는 기업을 일컫는다. 주요 수입원인 메인스폰서로부터 얼마를 후원 받느냐에 따라 팀의 한해 성적은 물론, 운명까지 바뀔 수 있다.

영국의 프로축구 클럽 ‘맨체스터 시티’가 그렇다. 같은 맨체스터를 연고로 하는 ‘유나이티드’에 비해 열세로 평가받던 맨시티는 2008년 새 주인을 만나 환골탈태했다. 메인 스폰서인 ‘에티하드 항공’을 소유한 아랍에미리트의 왕가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하얀’를 만나 최상위권 클럽으로 도약했다.

◇ 3년 만에 1부 리그 승격… 예산 증액 없다는 ‘메인스폰서’ 

강원도 유일의 프로 축구팀인 강원FC. 이 팀의 메인스폰서는 강원랜드다. 하지만 강원랜드는 300만 도민을 대표하는 프로 축구 클럽의 메인스폰서라는 이름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선수와 팀을 외면하는 행보를 걷고 있어서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주 강원FC 팬들은 겹경사를 누렸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득점왕이자 MVP인 정조국을 영입했다. 이달 초 ‘태양의 아들’ 이근호에 이은 특급 영입이었다. 3년간의 2부 리그 기간 동안 경영진의 뼈를 깎는 노력이 불러온 변화였다.

무엇보다 K리그 팬들을 흥분케 한건 ‘네이밍 스폰서’의 탄생을 알리는 소식이었다. 22일 스폰서의 브랜드를 클럽 이름으로 사용하는 최초의 팀이 K리그에도 등장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강원랜드의 후원을 받은 강원FC가 1부 리그로 복귀하는 내년부터 ‘강원 하이원’으로 재탄생한다는 보도였다. 후원금도 챌린지(2부 리그) 시절 때인 4배 이상 늘어난 80억+α란 파격적인 조건이 제시됐다.

이 같은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 보도가 나온 당일 강원랜드는 “해당 보도는 강원FC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내년 강원FC에 대한 지원은 올해 수준인 20억원대를 고려하고 있다”며 “강원FC 지원안은 오는 29일 열릴 이사회에서 주요 안건으로 상정조차 하지 않을 안건이다”고 설명했다. 

강원랜드의 이 같은 결정은 2년 전과 비견된다. 2014년 강원FC의 지원금을 대폭 삭감한다고 알렸을 당시 강원랜드 함승희 사장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3년 만에 1부 리그로 승격한 것은 물론,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연이어 영입하며 재도약을 준비하는 도민구단을 응원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1부 리그 준비를 위해 200억원이라는 예산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강원FC. 3년 만의 돌아온 1부 리그 무대가 운영비 부족으로 한 해만에 막을 내리지 않을지 강원도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