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총장의 귀국이 임박한 가운데, 충청대망론의 경쟁자인 안희정 지사가 부쩍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확고한 대선주자가 부족한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은 물론이고, 국민의당까지 나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에 더불어민주당은 견제구를 날렸다.

‘반기문 금품수수’ 의혹을 대하는 각 정당의 태도에서 이는 보다 분명히 드러났다. 당장 민주당은 “의혹을 검증해보자”며 조카의 사기사건, 성완종 의혹까지 모든 의혹을 물위로 끌어올렸다. 기동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교묘히 빠져나갈 생각만 하지 말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의혹 해소 절차를 밟으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민주당 후보나 제대로 검증하라”고 맞불을 놨고, 국민의당 역시 반기문 총장을 옹호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의혹이 있고 해소가 안 되면 검찰이 수사를 해야 한다”면서도 “(일방적인) 음해를 하는 것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개혁보수신당 역시 ‘반기문 모시기’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그간 반 총장에 원론적인 입장을 취했던 유승민 의원까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하면 꼭 신당으로 모시고 공정한 경선을 치르고 싶다”고 나섰다. 반기문 총장의 거취에 따라 향후 정계격변이 예상되는 만큼, 이 같은 기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대항마는 안희정 충남지사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정치적으로 수혜를 받았던 것처럼, 반기문 정계진출 국면에서는 안희정 지사가 부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안 지사는 반 총장과 함께 ‘충청대통령’의 기대를 받아왔던 인사 중 한 명이다. 반 총장이 부상할수록 그 반대작용으로 함께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감안한 듯 안 지사는 반 총장과 관련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되도록 저격발언을 삼가했던 안 지사로서는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쓴소리도 함께였다.

지난 21일 “자신이 모시던 대통령의 죽음 앞에 조문조차 하지 못하는 신의없는 사람… 반기문 총장은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일갈했던 안 지사는 24일 “신의 없는 기회주의 정치와 인생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가 될 수 없다. 반 총장의 대선도전에 속지 마시라”고 재차 반 총장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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