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파가 덮친 서울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강재 기자] “누가 이걸 12월 말이라고 하겠어.” 지난 26일 서울 종로에서 술집을 운영 중인 A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월요일이긴 했지만, 12월 말 치고는 썰렁한 거리 풍경과 덩달아 썰렁한 가게 손님 때문이었다.

A씨는 “지난 주말은 크리스마스 덕을 보긴 했다. 하지만 어느 해보다 힘든 올해 12월에 크리스마스 연휴가 주말이었다는 점은 못내 아쉬운 점”이라고 씁쓸해했다.

서울 영등포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B씨도 표정이 어둡긴 마찬가지다. B씨는 “촛불집회 때문에 한동안 주말 손님이 줄었었다”며 “12월 중순부터는 나아질 거라 기대했는데 별다를 게 없다”며 입맛을 다셨다.

실제 송년 모임 분위기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을지로에 직장이 있는 C씨는 “재작년까지는 그래도 회사 연말 송년회로 얼큰하게 술 한잔 했는데, 올해는 간단한 식사 수준으로 넘어갔다. 특별히 친한 사람들과는 따로 술자리를 갖기도 했지만, 확실히 예전 연말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D씨는 “얼마 전에 고등학교 동창 송년회에 갔는데, 다들 2차 없이 집으로 향했다. 이러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대기업 직원들은 더욱 조심스럽다. 몇몇 대기업은 연말 인사마저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 E그룹 관계자는 “연말이면 인사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등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데, 올해는 전혀 아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얼어붙은 ‘송년회 경기’는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택시기사 F씨는 “요즘은 송년 모임을 해도 대부분 버스나 지하철 타고 일찍 집에 간다더라. 12월 치고는 밤 손님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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