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살 부광약품 장손은 60억원이 넘는 주식을 보유 중이다.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2016년 대한민국은 금수저와 흙수저의 시대다. 우리의 헌법은 평등한 세상을 말하고 있지만,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은 그것과 거리가 멀다. 양극화 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극심하고, 널리 퍼져있다. 출발점이 다른 것을 넘어 닿지 않는 거리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이러한 세태 속, 아주 특별한 17살 소년이 있다. 2000년 밀레니엄과 함께 세상의 빛을 본 이 소년은 현재 고등학생이다. 하지만 이 소년은 이미 또래 아이들 대부분이 평생 벌어도 만져보지 못할 엄청난 재력을 지니고 있다.

소년의 정체는 부광약품 오너일가 3세 A군. 부광약품 창업주인 김동연 회장의 손자다. 김동연 회장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김상훈 사장이 그의 아버지다.

27일 현재 A군은 부광약품 주식 19만8666주를 보유 중이다. 27일 종가인 3만1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주식 가치는 61억5864만6000원에 달한다.

A의 주식 보유는 사촌형제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1986년생부터 2001년생까지 5명의 또 다른 김동연 회장 손자들은 약 3만1000여주의 주식을 갖고 있다. 이 역시 10억원에 육박하는 적잖은 규모지만, A군에 비할 바는 아니다.

A군은 할아버지 김동연 회장을 통해 또래들, 그리고 다른 사촌들과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A군이 가진 주식은 다른 사촌들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김동연 회장이 8만6693주, 김상훈 사장이 6만5610주를 A군에게 증여했다.

◇ 또래보다 특별하고, 사촌보다 특별하다

특히 A군은 김동연 회장의 손자들 중 가장 어리지만, 주식은 압도적으로 많다. 나머지 손자들이 외손자이거나, 손녀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장손’으로서 김동연 회장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장남’, ‘장손’을 중시하는 김동연 회장의 구시대적 사고방식도 엿볼 수 있다.

물론 A군에게는 큰 숙제가 남아있다. 바로 증여세다. A군이 지난해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증여받은 주식은 약 40억원 규모였으며, 17억원 가량의 증여세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떨어진 시점에 증여를 하는 등 세금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노력한 점도 엿보인다.

A군은 현재 증여세 연부연납(5년에 걸쳐 분납하는 것)을 위해 일부 주식을 공탁 중이며, 주식담보대출을 받기도 했다.

증여세 규모가 만만치 않지만, 이를 해결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으리라는 것이 업계 및 주식시장의 시각이다. A군은 올해 배당금으로만 1억원에 가까운 돈을 받는다. 또한 주가가 오른 시점에 일부 주식을 처분하면 증여세를 마련하면서 상당한 주식을 지킬 수 있다. 주가가 저조할 때 증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부광약품은 최근 신약개발과 관련해 주가 호재가 있는 상황이다. 향후 주가가 오르면, A군이 주식을 처분해 증여세를 납부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한 주식시장 관계자는 “주가가 내려갔을 때 증여를 실시하고, 매각 차익 및 배당금으로 증여세를 충당하는 것은 전형적인 방법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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