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 긴급 체포된 문형표(좌) 국민연금 이사장이 28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특검 사무실로 조사를 받기 위해 소환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긴급체포됐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다. 박영수 특검팀이 문형표 전 장관을 긴급체포하면서 삼성과 박근혜 대통령 간의 대가성 거래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 이재용 향하는 특검의 칼날

‘박근혜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 비위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28일 오전 1시 45분께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긴급체포했다.

앞서 특검은 전날 오전 9시 25분께 문형표 이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문 전 장관은 조사 과정에서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특검은 기존에 확보한 증거 및 사건 핵심관계자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고 보고 문 전 장관에 대해 전격적으로 긴급체포 결정을 내렸다. 문형표 전 장관에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가 적용됐다.

문형표 전 장관이 체포됨에 따라 삼성과 박근혜 대통령 간의 대가성 거래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검은 조만간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 담당 사장, 장충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등 삼성의 핵심 수뇌부를 잇달아 불러 최순실 일가 특혜 지원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출국금지 상태인 이재용 부회장도 소환될 가능성이 크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삼성물산 합병 논란의 정점에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가시방석 처지가 됐다. 특검의 칼날이 결국 이재용 부회장을 향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합병 찬성 배경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돕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대가성 거래 정황이 드러나거나, 이에 따라 국민들의 노후자금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로 인해 손해를 본 사실이 확인될 경우 법적 조치를 떠나 삼성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국민적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팀은 문형표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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