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3기 체제’ 닻이 오르고 있다. 내년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이하는 윤 회장은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단행한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도 교체 폭을 최소화해 안정을 꾀했다. 임원 인사에선 쇄신 폭을 키우고 계열사 간 협업체제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뒀다. 

◇ 계열사 사장단 인사 ‘소폭’… 임원 인사는 ‘쇄신’

KB금융지주 산하 7개 계열사는 27일 각각 대표이사추천위원회를 열고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 교체 폭이 클 것이란 업계의 전망을 깨고 소폭 인사가 이뤄졌다. CEO의 임기가 만료되는 7곳 가운데 KB자산운용, KB데이타시스템, KB신용정보 등 3곳만이 새 수장 후보를 올렸다. 이외에 KB생명보험‧KB저축은행‧KB부동산신탁‧KB인베스트먼트은 기존 대표이사가 유임됐다.

KB자산운용 대표로는 조재민 전 KTB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추천됐다. KB데이타시스템은 이오성 국민은행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KB신용정보는 김해경 KB신용정보 부사장이 각각 대표이사 후보로 올라갔다.

이번 인사에선 조 전 대표가 4년만에 컴백한 점과 첫 여성 CEO가 탄생한 점을 제외하고는 큰 폭의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 조 전 대표는 2009~2013년까지 KB자산운용을 이끌었던 바 있다. 김해경 KB신용정보 부사장은 이번 인사로 KB금융지주 사상 첫 여성 CEO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임원급 인사에선 변화의 바람이 거셌다. KB금융은 28일 은행 업무 담당 부행장을 지주와 증권에서도 겸직하도록 발령하는 등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박정림 국민은행 여신그룹 부행장과 전귀상 CIB그룹 부행장을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각각 신규 임명했다. 이들은 기존 부행장직과 통합 KB증권 부문장직을 함께 수행하면서 시너지를 제고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현대증권 인수를 진두지휘했던 이동철 KB금융지주 전무는 전략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1967년생인 하정 자본시장 본부장의 승진 인사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임원 인사에선 성과주의와 세대교체에 중점을 둔 인사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윤종규 회장, 연임 명분 쌓기 위한 경영성과 확대 주력 가능성

내년 KB금융은 중요한 기로에 놓이게 된다.  미래 성장 동력을 키워야 하는 동시에 지배체제 변화의 격랑 속으로 들어간다. 윤종규 회장은 내년 11월 임기가 만료된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로만 보면 내년 임기 만료 이후 연임도 긍정적으로 점쳐지고 있지만 대외 변수가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2014년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에 오른 윤 회장은 ‘KB사태’로 쑥대밭이 된 조직을 발 빠르게 안정화시키고 외형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M&A를 통해 보험 및 증권 등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동시에 ‘리딩뱅크’의 탈환의 추격 발판도 마련했다. 다만 윤종규 회장의 독주 체제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제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배구조의 고질적인 취약점인 ‘외풍’ 문제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높다. KB금융은 줄곧 인사철마다 외부 입김에 시달려왔다. 관료 출신 인사의 낙하가 빈번해 내부 갈등이 반복됐다. 내부 출신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경영의 키를 잡은 뒤에도 외풍 차단은 녹록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상임감사 선임과 은행장 분리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도 이를 의식한 행보로 분석됐다. 여기에 대통령 탄핵 및 조기 대선 가능성 등 갖가지 정치적인 변수까지 등장하고 있어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금융권에선 윤 회장이 대외적인 외풍을 대비해 친정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임 명분을 쌓기 위한 경영 성과 확대에도 주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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