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도부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촉구 수요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보수적인 우클릭 행보였던  더불어민주당이 진보적인 좌클릭으로 방향을 선회한 모양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28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서울대학교 비학생 조교(학업을 병행하지 않는 기간제근로자) 253명의 고용보장’을 축하하기 위한 꽃 달기 행사를 진행했다. 앞서 서울대 내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비학생 조교들은 2년 이상 상시지속근무보장을 촉구했고, 서울대 측은 고등교육법 상의 조교 규정을 근거로 이를 거부했다.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에 따르면 비정규직 직원을 2년 이상 채용 시 무기계약직으로 인정해야 한다. 다만 고등교육법 상 조교는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이에 유은혜 의원실과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 소속 비학생조교들은 지난 7월부터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힘을 합쳤다. 유 의원과 을지로위는 국회 상임위 및 국정감사 등을 통해 서울대 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갔고 오늘날 비학생 조교의 고용보장 결정을 이끌어냈다.

민주당 지도부도 민생 챙기기에 주력 중이다. 전해철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국정교과서-위안부합의 등 박근혜 정부가 국민과 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추진했던 정책들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검찰개혁, 재벌개혁에 대한 논의도 국회에서 시작해야한다”며 부패된 기득권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추미애 대표도 바쁘게 움직였다. 추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경제민주화의 아이콘’ 김종인 전 대표가 발제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토론회’에 참석해 “공정하고 차별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촛불을 들고 나온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는 이날 오후엔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노동자-농민이 바라는 정치개혁의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 참석, 민생 목소리 경청에 나섰다. 축사에 나선 추 대표는 “올해 노동자들은 성과연봉제-성과평가제 때문에 전철역 앞에서 전단지를 돌리면서 시민들과 함께 투쟁에 나섰다. 슬프게도 백남기 농민은 농민으로서의 삶의 조건을 보장해달라는 외침이 무시당하고, 묵살당한 채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이 토론회는 당내 이용득·김현권 의원실과 한국노총, 민주노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참여연대 등이 공동 주최했다.

더욱이 민주당은 내년 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 참배를 하지 않기로 중지를 모았다. 이러한 좌클릭 행보는 앞서 보여준 행보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8월 당대표 선출 후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등 우클릭 행보를 선보였다. 전 전 대통령 예방은 당내 반발로 수포로 돌아갔다.

정치권은 민주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통합’에서 ‘선명성’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좌클릭 행보를 통한 집토기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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