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유신정권의 그림자가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를 덮쳤다. 신현성 대표의 조부인 신직수 씨의 이력 때문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어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티몬의 실소유주가 외국계 자본이란 논란은 가능해도, 대표 조부의 이력을 문제 삼는 것은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다.

◇ 신현성 대표 조부, 유신정권 실세 논란

논란의 발단은 신직수 씨가 박정희 대통령 정권 시절 요직에 있었다는 사실이 회자되면서다. 군인 출신인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5사단장일 때 법무참모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법률비서관을 맡았고, 1961년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1963년 중앙정보부 차장, 같은 해 12월 검찰총장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당시 검찰조직은 36세의 젊은 나이에 사법고시 출신도 아닌 이가 검찰총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반발했지만, 그는 최장수 총장(7년 반)이란 기록까지 세웠다.

이후 1971년 법무부장관을 거쳐 1973년 중앙정보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박정희 정권의 실세 중 한 명인 셈이다.

문제는 그가 검찰총장과 중앙정보부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민청학련 사건과 인민혁명당 사건, 장준하 의문사 사건, 최종길 교수 의문사 사건 등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유신정권에서 인권유린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이라는 것.

특히 그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키워낸 인물, 그리고 유신헌법 제정의 주역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2013년 한겨레를 통해 “신직수는 오늘의 김기춘을 만들어준 후견인”이라고 말했다. 또 오마이뉴스는 한태연 전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신직수 법무부 장관과 김기춘 과장이 주동이 돼 유신헌법을 모두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티켓몬스터 역시 유신정권의 유산으로 세워진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비리, 횡령 등으로 모인 재력이 대를 이었을 것이란 의심 때문이다. 한 네티즌은 “이래서 헬조선이라고 한다”며 “(티몬에서) 당장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 일각에선 마녀사냥 우려도

그러나 일각에선 티몬의 국적논란은 이해하겠지만, 대표 조부의 이력을 문제 삼기엔 마녀사냥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신현성 대표가 2010년 대학동기 2명, 카이스트 출신 동갑내기 친구2명 등과 함께 설립한 회사다. 총 500만원의 자본금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당시 소셜커머스는 개념조차 생소했기에 투자가를 모집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 대표는) 초기 사무실비용이 없어서 할머니 집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등기비용도 아끼기 위해 스스로 서류를 작성했다”며 “집안 도움 없이 홀로 성공한 경우”라고 말했다.

이후 티몬은 우여곡절 끝에 스타트업 전문투자가로부터 1억원을 투자 받고, 설립 1년 만에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이에 해외 투자사들의 러브콜을 받았고,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과정을 겪었다.

현재는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신 대표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티몬 지분 59%를, 나머지는 미국 그루폰이 보유 중이다. 신 대표가 9세 때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 간 재미교포라는 점을 고려하면 티몬 지분 100%가 외국인으로 구성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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