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박지만 EG 회장, 신동욱 공화당 총재.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비서가 자택에서 사망하자 앞서 발생한 대통령의 5촌 조카 살인 사건이 재조명되고 있다. 진상규명을 위해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주변인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촉구했다.

서울수서경찰서는 박지만 EG회장의 비서인 40대 주모씨가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1일 밝혔다. 거실 바닥에 쓰러진 주씨를 주씨 아내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특이한 점은 주씨 시신에서 외상을 발견할 수 없었고, 외부 침입 흔적도 없었다는 것이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박 회장 비서 사망과 관련,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의혹을 둘 사안이 아니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에겐 고혈압이 있었다. 샤워하고 나와 쓰러진 거라 우리는 지금까진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이유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경찰청장은 그러면서 “정확한 내용은 부검 결과가 나온 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이 경찰청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 비서 주씨의 죽음을 바라보는 여론은 매우 민감하다. 앞서 여론에 공개된 박 대통령의 5촌 조카 살인사건 역시 여러 의혹을 남겨둔 채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5촌 조카 살인사건은 지난 2011년 9월 6일 대통령 5촌 박용철씨가 북한산 등산로에서 흉기에 찔려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은 다른 5촌인 박용수씨가 박용철씨를 살해하고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달 17일  박용철-박용수 두 사람이 어떠한 채무도 없음을 강조하며 원한을 살만한 사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용철씨 부검에서 향정신성 의약품 ‘졸피뎀’이 검출됐음을 증거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육영재단을 둘러싼 박근령·신동욱 부부와 박지만 회장 간 갈등 과정에서 박용철-박용수가 희생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육영재단 이사장을 맡았던 박근령씨가 신동욱 공화당 총재와 결혼하면서 육영재단 운영권을 놓고 박 회장과 갈등을 빚었다는 게 ‘그것이 알고 싶다’ 측 설명이다. 

실제 신동욱 총재는 박지만 회장이 육영재단을 강탈했다고 주장했고, 이 파장은 결국 법정공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박용철씨는 육영재단 운영권에 대한 증언자로 법정 출석을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살해됐다.

이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이같은 정황을 토대로 2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뉴스공장’을 통해 “1일 사망 소식이 알려진 박지만 회장의 수행비서는 2010년 신동욱 공화당 총재 재판에서 증인으로 법정에 섰던 인물”이라며 “왜 하필 민주당이 ‘박 대통령 5촌간 살인사건’을 특검에 재조사 해달라고 의뢰한 직후 죽었는지 의심스럽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대통령 주변인 죽음이 예사롭지 않음을 감지한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도대체 몇 번째 죽음이냐”며 “이 문제만큼은 철저하게 수사해서 박지만씨, 박근령씨, 박근혜 대통령 주변의 5촌 조카 죽음까지, 희한하게 숨진 사람에 대해서 전면적인 재수사를 해야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사람들이) 왜 죽었는지 원인도 알 수 없고 초동수사에 실패해서 진실을 밝히지 못한 죽음이 너무 많다”며 “그런데 정치권에서 진실 파악 노력을 하거나, 언론이 취재를 하거나, 재판이 열리면 사람이 한명씩 죽어간다. 이상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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