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10대 건설기업 가운데 57년생 닭띠 동갑내기인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과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그리고 김재율 대림산업 사장. <뉴시스 / 각 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2일 기업들은 저마다 시무식을 갖고 닭의 힘찬 울음소리와 함께 첫 업무에 돌입했다. 회사와 나라 살림 모두 나아지길 기원하는 송구영신의 마음으로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나라 안팎 사정이 기업 환경에 결코 우호적이지 않아서다.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에 빠진 가운데, 어수선한 시국은 기업들의 미래 예측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미국발 금리 인상과 트럼프 체제 출범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저유가 여파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계를 바라보는 산업계에는 불안한 시선이 가득하다. 사양산업이라는 지적에도 국가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건설이다. 하지만 지난해 해외 수주 300억달러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10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올해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곳곳에서 “어느 때보다 힘든 한해가 될 것”이란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신년사에도 묻어난다. 주요 건설사 사장들의 신년 화두는 ‘위기 속 내실 다지기’였다.

그래서일까. 붉의 닭의 기운을 가진 ‘닭띠’ 건설 CEO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되고 있다.

◇ 탑10 건설사 57년생 3인방… 최치훈·한찬건·김재율 사장

국내 10대 건설기업 가운데 ‘닭띠’ CEO는 총 3명이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과 한찬건 포스코건설 사장 그리고 김재율 대림산업 사장(석유화학부문) 이다. 이들 3인방 모두 57년생 동갑내기 닭띠다.

3년 연속 시평 1위의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은 지난해 ‘괜찮은 한 해’를 보냈다는 평가다. 실적만을 봤을 때는 말이다. 이 회사 건설부문은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530억원으로 기록하면서, 직전 분기에 비해 29.7%(350억원) 증가했다. 다만 매출은 2조9770억원으로 전 분기 3조2220억원 대비 7.6% 감소했다.

4분기 전망도 밝다.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흑자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권을 중심으로 삼성물산의 4분기 실적은 매출 4조원, 영업익 2175억원을 낼 것이란 추정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그는 현 정부 비선실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중책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7월 합병 직전 이뤄진 당시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본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만남을 주선한 인물이 바로 최 사장이다.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주택사업과 전년 대비 5억 달러 가량 감소한 해외 시장 부문의 개선도 취임 4년차를 맞는 최 사장이 올해 풀어야할 숙제 가운데 하나다.

포스코건설 한찬건 사장도 닭띠다. 지난 한 해 병신년은 한 사장에게 고난의 시간이었다. 5년 만에 회사가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수많은 악재들이 겹쳤다. 부산 정가를 뒤흔든 해운대 엘시티 비리 사건에 연루되면서 곤혹을 겪었다. 국내외 건설사들이 마다한 이 공사에 포스코건설이 갑작스레 시공사로 나선 배경에 대해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이 이달 말 엘시티 비리사건 수사의 중간발표를 예고하면서, 한 사장의 좌불안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한 사장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신년사에서 “포스코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해외 핵심 발주처의 밀착 관리를 통해 수주 풀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며 “올해는 기회를 찾는 활동에(Seeking opportunities)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대림산업의 4인 각자대표 가운데 한 명인 김재율 사장은 이 회사 석유화학부 대표를 맡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조4574억원, 영업이익 1307억원을 올리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석유화학부문이 이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매출의 2721억원과 영업이익은 515억원이 석유화학부문에서 나왔다.

이들 외에도 박철홍 한라 사장, 원일우 한양 사장 등도 건설 분야의 대표적인 닭띠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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