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클럽 달걀 코너에 AI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사상 초유의 조류인플루엔자(AI) 파문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달걀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내놨다. 오늘(4일)부터 6월까지 해외에서 신선란, 계란액 등 계란 관련 8개품목 9만8000톤을 수입하기로 한 것인데, 일각에선 실효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에 따르면 AI로 인해 살처분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는 3000만 마리를 넘었다. 특히 알 낳는 닭은 전체 사육 규모 대비 32%가 살처분 됐다.

이에 따라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난 1일 발표한 특란(중품) 30개 한 판 가격은 8237원으로, AI 최초신고날인 지난해 11월16일 5678원 보다 47% 올랐다. 이는 aT가 계란값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래 처음이다.

일부 매장에선 계란 한 판의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서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마저도 물량이 부족해 구하기 힘들 정도다.

수급문제가 장기화되자 정부는 한시적으로 계란을 ‘무관세 수입’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기존 8~30% 관세가 적용되던 계란·계란가공품의 관세율을 0%로 낮춰 수입키로 결정한 것이다. 정부는 4일부터 신선란과 달걀가루 등 8개 품목을 9만8000톤까지 무관세로 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계란대란이 지속될 수 있는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수급동향을 감안해 연장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실효성을 두고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관세가 부과되지 않더라도 비싼 항공운송료 등을 감안하면 수입 계란도 높은 가격대로 공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항공운송료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유통업계에서는 포장비, 냉장운송료 등 부대비용까지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민들 역시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겠느냐”면서도 께름칙하다는 반응이다. 식용 신선란의 경우 국내 수입사례가 없었던 탓이 크다. 식용 신선란은 계란은 신선도가 생명인 만큼 가격이 조금 싸다고 해도, 외국산을 택하기 꺼려진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5일 계란 수입을 위한 업계 간담회를 열고, 뒤이어 6일 구체적인 수입 규모와 지원 계획을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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