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이 LG생명과학에 대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한 식구로 품자마자 날벼락을 맞았다. LG생명과학이 느닷없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기 때문이다. 흡수합병이 이뤄진 지 이틀 만에 벌어진 악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LG생명과학 압수수색… 수사 배경 놓고 관심 '증폭'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3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옛 LG생명과학)의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단행했다. 수사관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늦게까지 약가와 영업내역 등의 여러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확한 수사 배경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불법리베이트’나 ‘약가 로비’ 관련 혐의가 포착된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해 12월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압수수색한 데 지난 2일 중견제약사인 휴온스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LG생명과학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업계에선 이들 제약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에게 약가와 관련해 로비를 시도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여부를 결정하는 조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정확한 수사 내용은 알지 못하지만,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특정 위원이 모 제약사에 편의를 봐준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제의 위원은 현재 퇴사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제약사와 병원 간의 불법 리베이트 혐의가 포착됐을 가능성도 배제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제약업계의 리베이트 사건은 처벌이 강화됐음에도 여전히 근절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 합병하자마자 첫발부터 '삐거덕'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지난해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펼친 바 있다. 최근엔 동아ST로부터 1억2000만원 상당을 금품을 수수한 부산 지역 A 병원장을 구속 기소한 바 있다.

LG화학은 예상치 못한 악재에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수사 경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검찰이 제약사 영업 관련 사안에 대해 압수수색을 포함한 조사를 시작해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생명과학은 1일부로 LG화학으로 흡수합병됐다. LG화학은 2일 LG생명과학의 기존 조직을 LG화학의 생명과학사업본부로 바꿔 운영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당분간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겸임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직 구조 변화 상황에서 LG생명과학은 날벼락 같은 악재를 맞은 것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도 신년부터 골치 아픈 악재를 받아들이게 됐다. 박 부회장은 ‘바이오 사업’의 육성을 위해 LG생명과학과의 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성사시켰다.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바이오사업을 LG화학의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악재로 첫발부터 삐거덕 거리는 모습을 연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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