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보수신당 중앙당 창당발기인대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유승민, 김무성 의원과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 <뉴시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개혁보수신당(가칭)의 캐치프레이즈인 ‘따뜻한 보수’에 대한 정체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개혁보수신당은 ‘따뜻한 보수’를 기치로 내세웠다. 따뜻한 보수는 자유민주주의 수호 및 시장경제 원칙 구축, 사회통합·따뜻한 공동체 구현 등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다. 이는 보수신당 창당발기취지문에도 적시됐다.

보수신당 창당발기취지문을 살펴보면 ‘따뜻한 보수’가 민생 우선·정책 중심 정당임을 알 수 있다. 취지문엔 “제왕적 권력구조를 바꿔 국민주권이 실현되는 민주공화국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적혀있다. 또 “재벌 개혁과 공정한 시장경제를 통한 경제정의의 실현과 경제 동력 회복을 위한 신성장 패러다임을 추구할 것”이라고 따뜻한 보수를 풀이했다.

정병국 보수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 5일 창당발기인대회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가. 국민 위에 재벌 있고, 재벌 위에 권력 있고, 권력 위에 비선 실세가 판을 치는 나라가 됐다”며 “(신당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창조할 따뜻한 보수의 기치를 들고 광야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보수신당의 ‘따뜻한 보수’ 기치는 앞서 더불어민주당의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에서 언급된 바다.

민주당의 경제부문 강령을 살펴보면 “우리는 국민 모두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는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고, 서민을 보호하고 중산층을 튼튼하게 하여 ‘더불어 잘사는 경제, 사람이 중심인 경제’를 만든다”고 명시됐다. 나아가 공정한 시장경제 구축을 위해 ▲재벌 소유지배구조 개선, ▲금산분리 강화, ▲부당내부거래 해소 등 재벌개혁을 추진한다는 정치이념을 제시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보수신당의 ‘따뜻한 보수’가 민주당의 ‘경제민주화’와 차별성이 없다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새누리당 노선에 반대하는 이들이 뭉친 정당이기 때문에 ‘따뜻한 보수’ 기치를 구체화하는데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게 야권 관계자들의 주된 전언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6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따뜻한 보수에) 좋은 말은 다 들어갔으나 이를 실천할지는 의문”이라면서 “따뜻한 보수, 따뜻한 시장경제 등의 표현은 여당 측에서 수없이 거론했으나 그러한 기치를 드러낼만한 행동을 보인 적은 없다. (때문에) 따뜻한 보수를 새로운 가치로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여권 내에서도 감지된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따뜻한 보수에서 보수적인 노선을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서로 경제민주화 이슈를 가져가려는 경쟁을 했고, 신당의 현재는 그때와 비슷한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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