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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바람’ 차단하는 안철수의 속내
‘반기문 바람’ 차단하는 안철수의 속내
  • 소미연 기자
  • 승인 2017.01.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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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지금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우리 당과 당내 대선 후보들에 대해서 자신감, 자부심을 가질 때”라면서 자강론을 강조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확고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저급한 수준의 시나리오”로 선을 긋고 “더 이상 이야기되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국민은 이제 연대 이야기에 신물을 낸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표 계산보다 “비전과 정책 경쟁을 치열하게 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7’ 참관 후 귀국길에서다.

◇ “연대보다 자강이 먼저” 호남 중진들에게 일침

안철수 전 대표로선 상당한 결심이다. 당내 호남 중진의원들은 물론 영입을 추진 중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반기문 전 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충돌이 불가피하다. 자칫 손학규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마저 무산될 수 있다. 앞서 손학규 전 대표는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모든 대선주자들이 제3지대에서 연대하자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른바 ‘빅텐트론’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에서 가장 큰 지분을 갖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가 이를 거부할 경우 손학규 전 대표가 국민의당에서의 경쟁을 선택할지는 미지수다. 

때문에 안철수 전 대표도 이 같은 결정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 고민해온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29일 원내대표 경선 이후 미국 출국길에 오른 이달 5일까지 공식 일정을 삼갔다. 침묵을 깬 것은 출국 전날인 지난 4일이다. 엿새 만에 입을 연 안철수 전 대표는 ‘자강론’을 강조했다. 역대 선거들을 보면, 자신감 부족으로 “다른 세력과의 연대를 주장하는 경우 대부분 패배했다”는 점에서 “지금은 다른 어느 때보다도 우리 당과 당내 대선 후보들에 대해 자신감, 자부심을 가질 때”라는 것이다.

▲ 안철수 전 대표는 당내 호남 중진의원들이 주장하는 ‘연대론’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빅텐트론’ 구상과 달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연대 가능성을 부인했다. <뉴시스>
해석에 따라 안철수 전 대표의 불편한 속내로 읽혀진다. 그는 반기문 전 총장에게 구애하는 새누리당을 향해 “결국은 자신 없다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연대론을 주장하는 당내 호남 중진의원들을 겨냥한 일침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자신이 속한 정당에 대한 믿음이나 그 정당 내 대선후보에 대한 믿음 없이 계속 외부만 두리번거리는 정당에 국민들이 믿음을 주지 않는다”면서 “공학적인 연대를 시도하기 보다는 국민의당을 개방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안철수 전 대표의 자강론은 사실상 자신감의 표현이다. “다음 정권을 책임질 자격이 있는 정당은 민주당과 국민의당 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는 결국 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의 맞수로 자신이 “국민의당 후보가 된다면 국민에게 선택받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반기문 전 총장과의 연대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안철수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총장과의 연대 조건으로 ▲박근혜 정부와 무관성 ▲본인의 개혁의지 ▲주변의 개혁적 인사 여부를 제시하면서도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 반기문 귀국으로 흔들리는 제3지대 중심축 지키기

안철수 전 대표의 독자행보에 당 안팎은 뒤숭숭한 분위기다. 안철수 전 대표가 당의 자산이자 유력한 대선후보임에는 분명하지만 혼자만으로는 정권 창출이 힘들다는 데 이견이 없다. 반기문 전 총장을 포함해 손학규 전 대표,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함께 경쟁할 수 있는 연대론을 주장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유력 당권주자인 박지원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반기문 전 총장과 전선을 같이하는 ‘뉴DJP연대’를 언급하고 있다. 이견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당내 불화설만 키울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철수 전 대표는 물러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당내 호남 중진의원들과 접점을 찾기 위해 폭탄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선거연대론을 주장한 호남 세력과 마찰에도 독자노선을 고집했던 그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안철수 전 대표가 김성식 의원의 원내대표 선거 패배로 흔들리는 당내 입지 회복과 제3지대 중심축을 지키기 위한 고육책이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한발 먼저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