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나투어, ‘여행’으로 번 돈 ‘면세점’으로 날릴 판
백승지 기자  |  tmdwlfk@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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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11  17: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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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사동 'SM면세점' 본사.<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의 면세점 사업 1년 성적표가 초라하다. 지난해 2월 인사동에 문을 열었던 SM면세점은 1년 새 200억원이 넘는 적자를 냈다. 하나투어가 여행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면세점이 되레 깎아먹는 형국이라,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계륵’으로 추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출범 동시에 영업손실 ‘굴욕’… 주주이탈 가속화

하나투어가 SM면세점 실적 부진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지난해 2월 사업권을 획득해 인사동에 본점을 낸 후, 실적이 1년 넘게 뒷걸음질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SM면세점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20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매 분기 200억원대에 머무르며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면세점 사업 부진은 하나투어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2015년 400억원이 넘던 하나투어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171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패키지 여행객 증가에 따라 여행업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SM면세점의 악화된 실적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SM면세점은 출범 초기, 하나투어의 핵심 신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다. 서울 인사동에 SM면세점을 열면서 본사도 새로 리모델링했다. 총 7개 층을 면세점 공간으로 단장했다. 초기엔 여러 개 회사가 합작법인 형태로 사업권을 취득했으나, 이후 하나투어가 지분을 꾸준히 늘려 현재 82.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그러나 막상 경영 전반에선 하나투어 그룹이 갖춘 인프라는 힘을 쓰지 못했다. 본업인 여행사업과의 시너지 확대로 관광객을 유도하는 등 전략적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탓이다. 합작법인 형태로 출범한 만큼, 하나투어만의 정체성을 제대로 살리는데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자 창립멤버였던 중소기업 주주들은 하나 둘 이탈하고 있다. 2014년 SM면세점 컨소시엄을 구성할 때 최대주주였던 홈앤쇼핑은 작년 10월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앞서 4월엔 서도산업이 주식을 모두 팔았다. 중소·중견기업 면세점을 뜻하는 SM(small&medium business)이라는 상호명이 무색해진 것이다.

◇ 대기업 경쟁사 ‘속속’… 생존경쟁 돌입

   
▲ SM면세점 권희석 대표이사.<뉴시스>
국내 면세점 시장의 현주소는 ‘생존경쟁’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이 약 9곳에 달하는 등 한정된 관광객을 두고 다수의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형국이다. 여의도 갤러리아와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을 제외한 대부분의 매장이 모두 강북에 위치해 있어, 입지선정에서도 크게 차별점을 가지기 힘들다.

여기에 롯데·신세계·현대 등 대형유통업체 3곳이 지난해 말 추가로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를 얻어 경쟁은 더욱 심화된다. 면세점 수가 기존 9개에서 총 13개로 늘어나면서 마케팅 경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자금력이 풍부한 신규 대기업 계열 면세점과의 전면전을 앞두고 하나투어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는 올해 경영목표를 ‘시너지를 통한 제2의 성장’으로 잡았다. 2015년의 경영 목표와 동일하다. 박상환 하나투어 회장은 최근 시무식에서 “올해 악재가 많았음에도 우리는 비용을 줄이기보다 오히려 투자를 확대해 미래에 대비했다”며 “그룹사 역량을 집중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자”고 말했다. 실적 부진에도 면세 등 신규 사업을 놓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올해는 하나투어 그룹과의 견고한 협업을 통해 매출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하나투어 마일리지 회원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과 SM온라인 면세점 구매 혜택 강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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