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찾아 산티아고/정효정 저/푸른향기/272쪽/1만5000원/2017년 1월 3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전 세계 사람들이 모여드는 길이자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길.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예수의 12제자였던 야곱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델라로 향하는 약 800km의 길을 말한다.

오랜 역사를 지닌 산티아고 순례길은 1980년대 후반 출간된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로 더욱 유명해졌고, 1993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다. 이제는 종교적 의미를 넘어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로 현대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찾는 사람들은 무척 많고, 또 다양하다. 특히 저마다 다른 사연과 이유로 이 길에 발을 내딛는다. 기나긴 길을 걷고 또 걸으며 자기 자신을 찾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하고, 희망을 찾기도 한다.

물론 모두가 심각하고, 진지하고, 무거운 사연을 갖고 오는 것은 아니다. <남자찾아 산티아고>의 저자처럼 조금은 엉뚱하고 유쾌한 이유로 이 길을 찾는 이들도 있다.

<남자찾아 산티아고>의 저자는 남부럽지 않은, 아니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삶을 살아왔다. 방송작가로 온 국민이 다 아는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여러 나라를 돌며 다양한 일을 경험했다. 또한 5개월 동안 실크로드를 여행한 뒤 책을 펴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덧 30대 후반에 들어선 그녀를 헛헛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사랑’이다.  그녀는 다른 많은 이들처럼 흐르는 세월 속에 사랑과 연애가 어색해졌다. 그리고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 느끼고 있을 때, 지인으로부터 결정적인 한마디를 듣는다. “산티아고에 괜찮은 사람이 많다”는 것이었다.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한 저자의 귀에 이 말은 “산티아고 물이 좋다”로 들리기 시작했다.

1km만 넘어도 택시를 타던 저자는 그렇게 800km 산티아고 순례길 대장정에 나선다. 오로지 남자를 찾기 위해서다. ‘인생의 답을 찾아 800km를 걷는 여행자’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자신이 찾던 이상형을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이었다.

모든 여행길이 그렇듯, 저자의 산티아고 순례길도 새로운 하루의 연속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친구가 되고, 새로운 이야기를 접한다. 또한 고난의 길이기도 하다. 발에는 온통 물집이 잡히고, 길을 헤매는 일도 예사다.

과연 저자는 800km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무사히 마쳤을까? 그녀를 그곳으로 이끈 ‘남자찾기’는 성공했을까? <남자찾아 산티아고>에 그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