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 보수 이념적 색채가 옅은 (왼쪽부터)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연대설'이 정치권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어제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귀국 첫 공식 일정으로 현충원 참배를 한 데 이어 주말에는 고향인 충북 충주와 음성을 찾아 민심을 듣는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반 전 총장의 첫 정치 파트너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를 꼽고 있다. 이들 모두 진보·보수 색채가 옅어 중도 노선에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반 전 총장은 13일 국립현충원을 찾아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호국영령에 참배했다. 부인인 유순택 여사와 함께였다. 반 전 총장은 방명록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장병께 깊이 머리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지난 10년간 UN 사무총장으로서 세계평화와 인권 및 개발을 위해 노력한 후 귀국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굽어 살피소서!”라고 썼다.

반 전 총장은 이날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김종인·손학규를 만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만날 용의가 있다. 만나야 되지 않겠나”하고 답했다. 다만 반 전 총장이 언급한 ‘만남’의 범위가 정치적 연대를 뜻한다고는 볼 수 없다. 대신 세 사람이 ‘개헌’과 ‘정계개편’에 한뜻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만남에 부담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손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과 연대 가능성에 대해 “반 전 총장이 어떻게 나라를 바꿀 것인지에 대한 비전이 제대로 서야 그 뒤에 개혁 세력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그런 데에 반 전 총장이 어떻게 참여할지, 이런 것을 봐야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반기문·손학규 공동 회동 일정에 대해서는 “그건 전혀 모르겠다”고 했다.

김 전 대표 역시 반 전 총장과의 연대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5일 방송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과의 만남 가능성에 대해 “내가 만나자고 그러면 만나는 거야 그렇게 어렵지 않겠죠”라고 답했다. 김종인·반기문·손학규 정치적 연대에 대해서는 “지금 선거 양상이 옛날의 여야 정당의 선거 양상이 된 게 아니고 갑작스럽게 대통령선거를 해야 되기 때문에 선거의 모습이 많이 달라다”면서 “달라졌기 때문에 그와 같은 서로 간의 조합도 가능할 수 있다고 나는 본다”고 답했다.

반 전 총장이 김 전 대표와 손 전 대표 등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는 시점은 설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주말 충북 충주와 음성을 찾은 후 16일부터는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가 있는 봉하마을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팽목항 등을 찾을 예정이다. 반 전 총장 측에 따르면 전국을 순회하며 국민들과 만나는 일정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설을 전후해 정치권 인사들과의 만남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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