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취임 이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꾀했음에도 무거운 숙제들이 신년부터 그를 짓누르고 있다. 특히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해를 넘긴 ‘임금·단체협약’ 문제는 주요 고민거리 중 하나다. 
 
◇ 임금단체협상 체결 ‘안갯속’

양종희 사장은 오는 3월 18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전략’ 및 ‘재무통’으로 잘 알려진 양 사장은 2015년 연말 인사에서 KB손보 수장으로 발탁된 바 있다. 보험 분야에 대한 전문성에 의문이 일었지만, 취임 후 실적 성과는 준수한 편이다. 

KB손보의 올해 1~3분기 순이익은 2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9% 증가했다. 매출액은 6조7932억원에서 7조329억원으로 3.5%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824억원에서 3687억원으로 102.2% 늘었다. 취임 이후 ‘손해율’과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도 있다. 노사 협상 문제다. KB손보은 2015년에 이어 지난해 임단협도 체결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KB손보 노사는 임금 인상률·성과급·임금피크제 등의 사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크게 증폭되기도 했다. 노조가 사측의 불법 사찰 의혹을 제기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이다. 당시 지난해 12월 양 사장에 대해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노사는 협상을 재개했지만, 순탄하게 타결될지는 미지수다. 협상 사안에 대한 입장차가 커서 여전히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노사 협상 문제는 양 사장에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신년사에서 양 사장은 이같은 부분을 언급했다. 양 사장은 “중요한 시기에 노사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점에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노사간의 합의와 협력만이 상생의 길임을 잘 알기에 원만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 자본 확충 리스크 ‘부담거리’

여기에 자본 확충 이슈도 KB손보가 품고 있는 숙제거리다. KB손보는 최근 자본 확충을 위해 17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KB손보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10% 포인트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향후 금리 상승과 RBC 제도 변경에 따라 추가 자본 확충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일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로 충분한 유상증자를 실시하지 못해 자본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향후 지급여력비율(RBC) 제도 강화 요인에 추가 자본확충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KB손해보험 관계자는 “현재상황은 자본확충 필요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협상 문제에 대해선 “지난해 연말 협상을 개시한 만큼, 지켜봐달라”고 덧붙였다. 

양 사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대외 환경 속에서 반전의 날갯짓을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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