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 출품한 QLED TV.<삼성전자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시장을 둘러싼 주도권 전쟁에 돌입했다. LG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OLED 내세운 반면, 삼성전자는 미완성의 QLED를 꺼내들었다. 기술적 우위에 있는 OLED 진형의 확산과 이를 저지하는 삼성전자의 견제가 어떤 결말을 낳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OLED vs 퀀텀닷, 기울어진 시장평가

삼성전자와 LG전자간의 TV전쟁은 ‘기존 기술을 개량해 지키려는 자’와 ‘신기술을 무기삼아 뺏으려는 자’로 비유된다. 삼성전자가 내세운 퀀텀닷 등은 백라이트가 필요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반면, LG전자의 OLED는 스스로 빛을 내 색상을 표현하기 때문이다.

화질 면에서 격차는 그리 크지 않다. 흔히 LG전자의 OLED가 자연색·검정 표현 능력이 더 좋다고 하지만, 삼성전자 역시 LCD 바탕의 퀀텀닷 입자에 메탈 소재를 더하며 단점을 보완했다. 오히려 색 재현율은 삼성전자의 기술이 앞섰다. 일반 사용자들이 느낄 만큼 유의미한 차이는 없다는 뜻이다. 양사의 TV가 이번 CES에서 각종 상을 수상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OLED를 차기 디스플레이로 인정하고 있다. 스스로 빛을 내는 기술을 통해 기존보다 더 얇은 TV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좀 더 얇은 TV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기술력의 격차로 풀이된다.

▲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W.< LG전자 제공>

실제 LG전자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에서 두께가 4mm도 안되는 ‘시그니처 올레드 TV W’를 공개했다. 벽지보다 조금 두꺼운 수준으로, CES의 공식 어워드 파트너인 ‘엔가젯’은 모든 CES출품작 중 최고 제품에만 수여하는 ‘최고상’과 ‘TV부문 최고 제품에 주는 상’을 동시에 부여했다.

◇ 미완성의 QLED로 맞선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미완성된 QLED로 대항하는 모양새다. 당초 QLED는 OLED처럼 자체적으로 빛을 발할 수 있는 물질을 말한다. 이는 OLED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높은 내구성, 구현하기 쉬워 OLED를 뛰어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미국 ‘QD비전’을 인수하며 자체발광소재의 QLED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이번 CES에서 공개한 ‘QLED TV’는 퀀텀닷 입자에 메탈을 추가해 화질을 강화했다는 의미에 불과했다. 여전히 백라이트가 필요한 TV라는 뜻이다. 진짜 QLED TV의 양산은 아직 시기상조란 말이 나온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OLED의 확산을 경계한 차원에서 QLED를 내세운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낸다.

현재 OLED 진형은 글로벌 업체들의 합류로 점차 커지는 추세다. 지난해엔 일본의 파나소닉이, 올해는 소니가 참여했다. OLED시장의 규모 확대로 수율에 따른 단가문제가 해결되면 시장은 빠른 속도로 재편될 수 있다.

기존 LCD TV와 OLED TV가 차지하는 공간은 크게 차이나지 않지만, 더 얇은 TV가 주는 기술적 우위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때문이다. 과거 PDP와 LCD 간의 경쟁에서 사실상 PDP의 화질이 좀 더 좋았음에도 LCD가 두께와 가벼움을 무기로 승리했다.

삼성전자의 QLED 명칭을 이용한 OLED진형 견제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진짜 QLED TV를 양산할 수 있을 때까지 진행되지 않겠냐는 말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마케팅력과 OLED의 확산력이 줄다리기에 돌입한 셈이다. 차기 TV 시장을 둘러싼 이들의 힘겨루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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