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방명록을 적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광폭행보에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유력 차기대선주자를 향한 국민적 관심이 뜨겁다는 방증이다. 다만 사소한 내용이거나 지엽적인 부분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중요한 검증을 오히려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구설수는 귀국 당일부터 나왔다. ‘진보적 보수주의자’라는 언론 인터뷰 내용을 두고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른 뚱보’ 식의 비아냥이 있었고, 지하철 발권기에 2만원을 겹쳐 넣는 모습도 계속 회자됐다. 꽃동네 방문 사진에는 ‘턱받이’ 논란이 제기됐고, 방명록을 ‘컨닝했다’는 비난도 나왔다. 봉하마을 방명록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캐치프레이즈인 ‘사람사는 세상’을 잘못적어 ‘사람사는 사회’로 적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또한 AI방역을 하는 장면에서는 홀로 방역장비를 착용한 모습에 ‘정치쇼’라는 지적이 있었고, 선친묘소를 성묘하는 자리에서는 퇴주잔 논란이 불거져 주요포탈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심지어 반기문 전 총장 캠프에서 내놓은 해명 보도자료에 오타가 있다는 내용까지 보도됐다. 일부 정치권 인사들은 이 같은 행보에 대해 “몸개그”라고 평가하며 희화화하는 모습이다.

사실 반 총장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턱받이 논란의 경우 ‘꽃동네’ 측에서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고, 퇴주잔 역시 영상전체를 보면 묘 주위에 술을 뿌린 뒤 일반적인 제례에 따라 음복주를 마신 것으로 보인다. 방명록에 장문의 글을 남기는 반 전 총장의 스타일이라면, 미리 내용을 출력해온 것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과거 반 전 총장의 방명록을 보면, 짧은 내용이 아닌 꽤 장문의 글을 남기는 경우가 실제 많았다.

문제는 여론의 관심이 지엽적인 부분에 머물면서 보다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다는 점이다. 반 전 총장의 경우, 박연차 게이트나 친동생의 사기혐의 기소, 미얀마 특혜 의혹 등 검증해야할 부분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차기 대선에 도전하는 반 전 총장의 정책과 공약, 메시지가 중요한데 이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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