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유나이티드제약.<한국유나이티드제약 홈페이지 캡처>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약값 부당수령’ 논란이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사안의 키를 쥐고 있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약제비를 다시 환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수입한 원료의약품을 직접 생산한 것처럼 속여 가져간 국민혈세가 최소 5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나오며 국민들의 속만 쓰린 상황이다.

◇ 원료의약품 “누가 만들었나?”… 진실공방 5년째

1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한국유나이티드 제약사의 약제비 부당 수령에 환수소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부당하게 지출된 보험 약가를 다시 되돌려 받겠다는 것이다. ‘덱시부프로펜’ ‘독시플루리딘’ 두 품목만 하더라도 3년간 53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이 의심된다는 지적이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1998년 7월부터 2012년 3월까지 중국에서 일부 원료의약품을 허위로 수입신고해 밀수입했다. 이후 제조기록서 등을 위조해 해당 원료의약품을 마치 직접 생산한 것처럼 위장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정부는 원료의약품을 직접 생산하는 제약사에 약가를 우대하는 특혜를 줬다. 수입약에 비해 최소 15%이상 약가를 높여 받을 수 있어 제약사의 호응도가 높았다. 이에 유나이티드제약이 거짓으로 서류를 작성해 보험약가를 부당하게 높여 받았다는 지적이다.

윤소하 의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련 기관과 만나 위반 가능성이 높은 두 품목의 제조기록서를 확인했다”며 “제약사가 허가 신고서에 명시한 제조 방법대로는 원료의약품 제조가 불가능하다는 전문가 소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화학식조차 맞지 않는 엉터리 제조기록서를 제출해 국민혈세를 부당 수령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엉터리 제조기록서 논란은 내부고발자의 입을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이 업체에서 근무했던 최성조 전 수석연구원이 2011년 국민권익위에 비위 사실을 제보한 것이다. 이번 보험공단과의 소송에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업체가 받을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 국감까지 간 약가 공방… 2차전 개막

사실 유나이티드제약 부당 약가 논란은 약 5년을 끌어온 해묵은 논쟁이다. 앞선 2013년 검찰이 부당 약값 관련 수사를 종결하면서 해당 사안은 마무리 양상을 보였다. 건보공단도 2014년 소송 승소 확률이 낮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포기해 부당약가 논란 1차전이 종결됐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의심 품목 모두 연서면에 위치한 공장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이 맞다”며 “앞서 민원인의 고발에 따라 세관 압수수색부터 5회에 걸친 검찰 수사까지 받았고 ‘혐의없음’으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소하 의원이 지난해 10월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이 회사의 부당약가 수령의혹을 문제 삼으면서 이 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불거졌다. 지난해 10월 식약처 국정감사에는 유나이티드제약 강덕영 사장과 내부고발자 최성조 박사가 나란히 증인으로 출석해 공방을 펼쳤다.

최 박사는 회사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제출한 자료는 화학 이론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일례로 ‘덱시부프로펜’의 경우 화학이론 상 생산양이 43kg이 되어야 하는 경우임에도, 회사 자료에는 100kg이 생산량으로 기재되어 있는 등 수상한 지점이 포착된다는 것이다.

윤소하 의원은 “부당 지출된 보험 약가는 반드시 환수한다는 보험공단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 기회를 통해 식약처 의약품 심사와 관리 기능을 강화하고, 보험약가 산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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