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대 대선을 약 3개월 여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당시 후보가 야권의 주자들에 앞서고 있다. 순위는 대선까지 그대로 이어졌고, 이 같은 경향은 17대 대선에서도 마찬가지다. 대선 3개월 전 여론조사를 유심히 봐야하는 이유다. <데이터=리얼미터, 한국갤럽>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대선을 약 3개월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 순위가 실제 대선에 그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따라 변수가 있지만, 정치권 다수의 관계자들은 4월 말에서 5월 초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기대선을 약 3개월 앞둔 현 시점의 여론조사 추이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2007년 9월 말 발표된 리얼미터 정례조사를 살펴보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율은 50.4%로 나타났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이 조사에서 11.45%의 지지율로 2위를 차지하면서 이명박 후보가 여권의 유력주자로 부상했다. 대선 결과는 이명박 후보가 48.7%의 득표율로 당선됐고, 정동영 후보는 26.1%의 득표율로 고배를 마셨다. 당시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피로감과 이명박 대세론이 맞물리면서 어느 정도는 예상된 결과였다.

그러나 구도가 복잡했던 18대 대선에서도 3개월 전 여론조사는 실제 대선과 엇비슷한 결과를 도출했다. 2012년 9월에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지지율은 39.9%, 안철수 후보 27%,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15.4% 순으로 나타났다. 양자대결에서도 박근혜 후보는 근소한 차였지만 안철수 후보나 문재인 후보 보다 앞섰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3자대결에서 박근혜 후보는 40%의 지지율을 얻어 안철수 후보(25%)와 문재인 후보(19%) 보다 우위를 지켰다. 양자대결 역시 마찬가지로 소폭 우위로 집계됐다. 이 시기에 확인된 여론 분위기가 19대 대선까지 이어진 셈이다. 다수 유권자의 지지성향이 굳어지는 시점을 대략 선거 전 3개월로 잡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삼자대결은 물론 양자대결에서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를 앞서고 있다. <데이터=리얼미터, 한국리서치>
이 같은 법칙을 적용하면 현 시점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18대 대선 3개월 전의 구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삼자대결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41.5% 였고, 반기문 전 총장이 30.5%, 안 전 대표가 12.3%로 나타났다. 양자대결에서도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과 안 전 대표에 모두 앞섰다.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위치를 문재인 전 대표가 차지한 셈이다.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서는 격차는 더 벌어졌다. 문 전 대표는 삼자대결에서 47%, 양자대결에서는 각각 과반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며 대세론을 굳혀가는 분위기다. 이번 대선이 유례없이 짧은 선거운동 기간이 될 것임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 지지율 고공행진은 고무적이라는 분석이다.

물론 변수는 적지 않다. 이재명 시장이나 안희정 지사 등 당내 경쟁자들의 벽을 넘어야 한다. 또한 각 정당의 대선후보가 정해지고, 다시 이합집산 과정이 있을 것을 감안하면 얼마든지 새로운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문 전 대표를 추격하는 입장인 반 전 총장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무엇보다 설 연휴를 기점을 발표되는 각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 따라 반전의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다고 정치권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변수를 만들어내기 위한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 됐다. 19일 정운찬 전 총리가 출판기념회를 통해 사실상 대선출마를 선언했고, 22일에는 손학규 전 대표가 ‘국민주권회의’를 출범한다. 이재명 시장과 안희정 지사, 유승민 의원, 남경필 지사도 설 연휴 전 대선출마선언을 계획하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설 연휴를 전후해 유력주자 및 각 정당들과 본격적인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 리얼미터, CBS라디오 1월 18일 발표 여론조사
1/16~1/17 전국 1025명 대상. 유무선 ARS 및 전화면접, 스마트폰앱 조사. 응답률 10.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능.

■ 한국리서치, 한국일보 1월 18일 발표 여론조사
1/15~1/16 전국 1000명 대상. 유무선 전화면접. 응답률 10.2%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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