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성남시장이 오는 23일 대선출마 공식 선언을 앞두고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동자 대통령’으로서의 각오와 비전을 설명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재명 성남시장이 오는 23일 대선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기초단체장으로선 이례적인 도전이다.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기 위해선 당 대표급 이력을 가지거나 최소 광역단체장 정도는 거쳐야 한다는 게 현 정치권의 통념이기 때문이다. 본인도 잘 알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사에 없던 새로운 일이라 모두 의아하게 생각한다”면서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19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가진 오찬 기자간담회에서다.

◇ “노동자의 몫을 정상화하는 게 핵심”

하지만 이재명 성남시장의 전진은 계속됐다. ‘국민들 상당수가 대한민국의 위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형태의 리더십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민을 섬기는 이른바 ‘머슴론’이 그의 지론이다. 이와 함께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실하게 일하는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는 포용적 성장론 관점에서 재해석됐다. 노동자 탄압과 노동 문제를 경시하는 태도만 제대로 시정해도 경제가 상당 부분 회복된다는 것. 그는 “함께 잘 사는 게 경제이고, 그 핵심은 노동자의 몫을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노동자 대통령’을 표방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는 “노동자를 보호하고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경제를 살릴 진짜 의지와 실천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인지 질문하고 싶다”면서 “소위 금수저 은수저를 물고 나와 서민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이를 갈망하는 빈민소년 노동자 출신 이재명이 가진 추진력과 절실함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선출마를 선언할 장소로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 공단 내 오리엔트 시계공장을 택했다. 그가 어릴 때 다녔던 곳이다.

▲ 이재명 성남시장은 “개인이 아닌 당의 대표로 출마하고 싶다”면서 “당의 대선후보가 되면 당과 함께 선거를 치르고, 당이 가진 인력과 역량을 최대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실제 이재명 성남시장은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1976년 경기도 성남으로 이사한 뒤 영세공장을 전전하며 소년공 생활을 했다. 그 시절 프레스 기계에 왼팔이 끼는 사고로 장애를 얻었다. 학업은 검정고시로 대신했다. 중앙대 법학과도 검정고시를 통해 입학했다. 사법고시 합격으로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지만 인권변호사가 됐다. 시민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셈. 하지만 이재명 성남시장은 ‘불공정’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투쟁해왔다. 그는 대선에서 ‘공정경제’와 ‘공정국가’를 피력할 방침이다.

다만 신경 쓰이는 것은 지지율 하락세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15% 이상의 지지율을 받으며 ‘문재인 대항마’로 불렸으나, 지금은 10%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양강구도로 재편됐다. 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은 언론을 향해 섭섭한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얼마 전 통계를 보니, 문재인 전 대표의 보도량에 5분의 1에 불과하고, 반기문 전 총장의 보도량이 30배 많다”는 것. 두 사람의 중심으로 보도되면서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 “일반 여론조사와 경선 결과 다를 것”

물론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지율 상승을 자신했다. 그는 “지금 지지율은 인지도와 ‘누가 (당선)될 것 같으냐’ 하는 선호도 조사라고 봐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누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방송토론이 벌어지고 이슈가 되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실제 투표로 참여할 적극적 지지층의 선택을 믿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금 여론조사는 수동적으로 답변하는 사람들이 많아 예측에 불과하지만, 실제 경선에선 적극적 의지를 갖고 행동하는 사람만 투표에 참여한다”면서 “일반 여론조사와 경선 결과가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평가는 박했다. “대통령의 자질 여부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것. 귀국 이후 문화적·정서적으로 “도저히 공감이 안 가는 행동을 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도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일례로 세월호 미수습 가족들에게 실례를 범한 사실을 꼽았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반기문 전 총장이) 외국인 같은 느낌”이라면서 “본인도 힘드실 것이다. 아마 금방 (대선 레이스를) 포기하고 외국으로 나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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