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조준호 사장이 이번 MWC 2017에서 취임 후 5번째 전략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사진은 지난해 G5 공개행사에 참석한 조 사장.<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조준호 LG전자 MC사업부 사장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신형 전략 스마트폰 G6(가칭)에 그간 유지하던 컨셉을 버리고 방수·방진 기능을 채택키로 한 것. 선택과 집중을 한 셈으로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폰만의 정체성으론 18대 9 화면비가 눈에 띈다. 기존 장점을 버리고 새로운 전략을 시도하는 조 사장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 조준호 사장의 G6, 무거워진 어께

LG전자는 다음 달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7에서 새로운 전략 스마트폰 G6를 공개한다

매번 반복되는 말이지만, 이번에 공개되는 LG전자 G6는 MC사업부, 그리고 조준호 사장의 명운을 결정할 제품이 될 전망이다. 조 사장은 2014년 말 MC사업부장을 맡은 이후 G4, V10, G5, V20 등 총 4개의 전략스마트폰을 선보였지만, MC사업부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진 못했다.

특히 지난해 초 모듈방식으로 주목받은 G5는 수율문제 등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G5 실패의 여파로 MC사업부는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영업적자를 냈고, 인력재배치 등 소폭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연말인사에선 각자대표체제가 해소, 가전부문 최대실적을 낸 조성진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총괄 CEO를 맡았다. MC사업부의 위상이 위태로운 상황으로, G6를 공개하는 조 사장의 어께가 무겁다.

◇ G6, 선택과 집중… 정체성은 ‘화면비’?

LG전자에 따르면 조준호 사장은 G6에 그동안 고수하던 착탈식 배터리 방식에서 벗어나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한다. 삼성, 애플처럼 방수·방진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일체형 스마트폰 제조공정으로 원가절감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증권가에선 G6의 제조원가가 전작대비 20%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배터리를 교환할 수 있다는 이유로 LG전자 스마트폰을 선택했던 이들 사이에선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조 사장이 지난해 발언한 “독특한 가치를 만들어내 선택의 폭을 넓히고 고객들이 받아들인다면 의미 있는 성장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내용과도 대치된다.

삼성, 애플 제품과 차별화가 없어, LG전자의 정체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조 사장은 이 같은 우려를 화면에서 찾은 것으로 보인다. G6에는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모바일용 5.7인치 LCD 패널이 탑재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 패널이 기존 QHD LCD(1,440×2,560) 보다 해상도(1,440×2,880)가 높고, 베젤 폭도 10~20% 좁아졌다고 설명했다. 또 투과율은 10% 올랐고, 소비전력은 30% 줄었다. 특징은 세계 최초 18대9 화면비라는 점이다.

이는 화면을 키우면서도 슬림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타사 제품들과 비율자체가 다른 만큼 차별화된 디자인이 가능하다.

즉, 착탈식 배터리를 포기하는 대신 대세로 떠오른 방수방진을 선택했고, 디스플레이 비율에 따른 디자인 차별화를 모색한 셈이다. 디자인 차별은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평준화가 이뤄진 상황에서 큰 무기가 될 수 있다. 다만 대부분의 어플과 콘텐츠들이 16대 9 비율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불편을 일으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조 사장의 노림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관심이 집중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