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삼성전자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원인으로 배터리 자체결함이라는 분석결과를 내놨다.

고동진 사장은 23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수개월 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총체적인 조사를 실시한 결과”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8월 출시된 갤럭시노트7은 연쇄적인 발화사례가 제보됨에 따라 한 차례 리콜됐지만, 타 업체의 배터리를 채용한 개선품 역시 발화현상을 보여 결국 단종됐다. 이후 삼성전자는 자체 조사와 더불어 다수의 해외 전문기관에 갤럭시노트7 발화에 대한 원인 분석을 의뢰했다.

이날 발표에선 삼성전자와 각 기관들의 조사과정 및 결과가 공개됐다. 우선 삼성전자는 완제품 20만대와 배터리 3만개로 테스트를 진행, 발화를 재현했다. 그러나 ▲고속충전 여부 및 백커버 장착 유무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발화현상이 일어나자 배터리 결함으로 가닥을 잡고 정밀조사에 돌입했다.

고 사장은 “그 결과 A사 배터리와 B사 배터리에서 서로 다른 결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 미국 안전인증 업체 엑스포넌트(EXPONENT)가 23일 삼성 갤럭시노트7 발화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A사 배터리 결함보고서.<시사위크>
이 같은 결함은 독자적으로 조사한 해외 업체들도 인정했다. 미국 안전인증 업체 UL 관계자는 이날 자리에 참석해 “A사 배터리는 우측상단 변형, 얇은 분리막, 기계적 스트레스, 분리막손상가능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B사는 절연테이프 미부착, 양극 탭에 날카로운 융착돌기, 얇은 분리막 등 세 가지가 결합됐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 다른 안전인증 업체 엑스포넌트(EXPONENT) 관계자도 “A사 배터리에서 음극판 손상이, B사 배터리에선 비정상적으로 높은 융착돌기 등 새로운 결함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갤럭시노트7 전류제어시스템에 대해선 “업계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 안전인증 업체 엑스포넌트(EXPONENT)가 23일 삼성 갤럭시노트7 발화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공개한 B사 배터리 결함보고서.<시사위크>
독일 인증기관 TÜV 라인란드는 ‘폰 제조 공정과 배터리 물류 시스템’을 검증한 결과, “배터리의 안전성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발화의 원인이 배터리 불량으로 판명 났지만, 이들 제조사에게 책임을 묻진 않는다는 방침이다. 최종검수에 대한 책임은 세트제조사에 있고, 이들이 앞으로도 함께할 주요 협력사이기 때문이다.

고동진 사장은 “갤럭시노트7 같은 플래그십 모델엔 450개의 1차 협력사가 존재한다”며 “제대로된 검증을 하지 못한 책임은 우리에게 있는 상황에서 법적인 책임을 묻는 건 옳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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