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각자의 장점과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속속 출마선언을 하면서, 대선경선 정국이 달아오르고 오르고 있다. ‘최순실국정농단’ 사태로 ‘정권교체’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민주당 대선주자들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 사실이다. 대선주자가 풍년인 민주당 입장에서는 꽃놀이패를 쥔 셈이다.

특히 여론조사 상위권 3인의 주자가 각자의 색을 드러내며 경쟁관계를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나름대로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하면서, 대선경선 흥행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먼저 문재인 전 대표는 ‘안정적인 개혁’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민주당 다수를 친문의원들이 구성하면서, 정권을 잡았을 경우 보다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예고했다. 문 전 대표를 지원하는 싱크탱크 국민성장과 더불어포럼에는 수백여명의 교수진과 사회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출간된 대담집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어느 누구보다도 준비가 되었다고 확신한다. 국가 대개조, 적폐 청산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한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참여정부에서 국정운영을 했던 경험은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다. 문재인 전 대표 본인이 노무현 정부 때 민정수석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고, 대변인격인 김경수 의원은 참여정부 연설기획비서관과 공보담당비서관을 지냈다. 이밖에 전해철 민주당 최고위원과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 조윤제 서강대 교수 등도 참여정부에서 국정운영 경험을 쌓았다. 충분한 준비 없이 집권에 들어간 참여정부와는 다를 것이란 얘기다. 참여정부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했던 김두관 의원은 “(참여정부가) 사람과 정책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관료들에게 의존했는데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고 회고한 바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젊음’과 ‘참신함’으로 무장했다. 오바마식 소통을 미래 리더십으로 보고 대선출마도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전무후무 즉문즉답’의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맥락에서 기조는 ‘시대교체’로 잡았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산업화를 이끌었던 역사, 민주화 운동의 역사에서 긍정적인 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질서로 나아가자는 게 안 지사의 주장이다. “김대중·노무현의 역사를 잇는 후보”라고 자처면서도 “김대중과 노무현을 극복하겠다”고 언급한 것은 이 같은 취지로 해석된다.

젊은 정치인을 내세웠지만 안 지사의 경험은 여느 중진의원을 넘어선다는 것이 장점이다. 지방자치연구소 사무국장을 맡아 참여정부 탄생에 일익을 담당했고, 열린우리당 창당작업과 민주당 최고위원을 역임해 당무에도 밝다. 충남도지사 연임으로 행정 경험도 충분히 쌓았다는 평가다. 젊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차차기 대선주자가 아니냐’고 했지만 안 지사는 “링에 오르는 선수 중에서 지려고 올라가는 선수가 어디 있겠느냐”고 배수진을 쳤다.

23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돌파력’이 강점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이름값을 높인 이재명 시장은 ‘최하층 노동자’ 출신인 자신이 대한민국의 적폐해소와 기득권 타파의 적임자임을 주장했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대선출마 장소를 오리엔탈시계 사옥으로 잡았다.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오리엔탈 시계공장은 소년시절 이 시장이 일했던 장소다.

그는 “소년 노동자가 오늘 바로 참혹한 기억의 공장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며 “저의 판단과 행동과 정책은 제 삶의 경험과 가족과 이웃의 현실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의 약속은 제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일 뿐, 누군가를 위해 누군가에게 하는 제안이 아니다. 그래서 그 약속은 거짓일 수도 없고, 포기할 수도 없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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