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의원회관 1층 로비에 전시된 이구영 작가의 ‘더러운 잠’ 작품. 이 작품은 박 대통령이 누드로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묘사해 성적 논란이 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우승준 기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구설에 올랐다. 표창원 의원은 정치인 65세 정년 발언으로 노인 폄하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자신이 주체한 국회 풍자 작품회에서 ‘박근혜 대통령 누드화’를 전시해 논란에 휘말렸다.

표창원 의원의 주체로 진행된 ‘시국 비판 풍자 전시회’는 지난 20일부터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논란이 된 풍자작품은 ‘더러운 잠(박 대통령 누드화)’이다. 이 작품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누드화인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품은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이 박 대통령이 잠을 자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작품은 박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으로 훼손된 상태다.

풍자의 도가 지나쳤던 모양이다. ‘더러운 잠’ 작품에 대해 여권과 야권 모두 한목소리로 표 의원을 질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바른정당 여성의원 일동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표 의원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가 아니다”라면서 “(더러운 잠 작품은) 여성대통령을 노골적·성적으로 조롱하는 것으로 대한민국 여성은 물론 국민의 최소한의 상식마저 저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들은 또 “표 의원의 여성 왜곡 인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대정부질문에선 학교전담경찰관을 얘기하면서 ‘잘생긴 남자 경찰관을 여학교에 배치하는 것’이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여성들의 비난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여성의원 일동도 같은 날 성명서를 통해 “이번 여성정치인을 향한 혐오적 풍자 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것에 여성정치인으로서 깊은 우려를 표하고, 민주당은 여성정치인 혐오 작품의 전시 철회와 즉각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표 의원을 향한 질타의 목소리는 민주당 내에서도 감지된다.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 역시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 “박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것은 대단히 민망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그 작품이 정치인 주최로 전시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누드화 논란이 불거지자 표 의원은 급하게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날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시사 풍자 전시회를 열겠다고 작가들이 요청해 와 도와준 것일 뿐”이라며 “예술에 대해 정치권력이 탄압했던 블랙리스트 파동으로 이 같은 전시회가 열린 것인데 표현의 자유 영역에 대해 정치권력이 또다시 공격을 한다는 것은 예술에 대한 적절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 누드화에 따른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정치권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이번 논란의 주범격인 표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당 지도부는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고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에서의 ‘국회의원 품위 유지’ 등 관련규정에 어긋나는지 윤리심판원이 판단해 조속히 결론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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