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득 명예회장 막내딸 이은선 이사, 외식사업 부문 진두지휘
외식부문 수년째 적자 행진… 경영능력 의문부호
‘게스트로펍’ 실패 후 신규브랜드 론칭 준비중, 귀추 주목

▲ 방배동 서래마을에 오픈한 아메리칸 다이닝 레스토랑 ‘게스트로 펍(건물 1층)’이 최근 폐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위크> 취재 결과, 삼천리는 이곳에 새로운 한식전문점 브랜드를 오픈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에너지기업 ‘삼천리그룹’ 오너 3세가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랐다. 주인공은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의 막내딸인 이은선 이사다. 전략본부에서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은선 이사는 삼천리그룹의 외식사업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이어지는 등 영 체면을 구기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엔 아메리칸 다이닝 레스토랑 ‘게스트로 펍’을 폐점하고, 또 다시 새 브랜드(한우전문점)를 론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의 시선이 조심스럽게 불거지고 있다.

◇ 오너3세의 외식사업 도전… 신통치 않은 성적표

삼천리그룹이 외식사업에 발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다. 그 해 외식업을 주사업 목적으로 에스엘앤씨(SL&C)를 설립한 뒤 퓨전 중식당 브랜드 ‘차이797(Chai797)’에 이어 아메리칸 다이닝 레스토랑 ‘게스트로 펍’(2012년 8월 서래마을점 오픈)을 론칭하며 외식사업을 본격화했다.

하지만 사정은 기대만큼 녹록지 않았다. 적자가 지속된 것인데, 에스엘앤씨(SL&C)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0년 1억6000여만원 영업손실에 이어 2011년 4억6000여만원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에스엘앤씨(SL&C)는 2012년 삼천리그룹의 계열사인 삼천리이앤지(삼천리ENG)에 흡수합병됐다. 현재 에스엘앤씨(SL&C)는 삼천리이앤지 외식사업부(SL&C)로 흡수돼 외식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천리이앤지로 편입된 이후에도 외식사업부문 실적은 영 신통치 못하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천리이앤지 외식사업부문 매출은 에스엘앤씨를 흡수합병한 2012년 11억6000여만원에서 △2013년 76억원 △2014년 99억원 △2015년 106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그러나 2014년 15억 영업손실에 이어 2015년 9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천리는 또 지난 2014년 중국 현지 외식업체인 ‘POK CHENG GROUP LIMITED’ 지분 45%를 인수했는데, 이마저도 효자노릇을 하기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지난해 1억8000여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2014년에도 1억3000여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 에너지기업 삼천리의 오너 3세가 신사업으로 외식부문을 확장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급기야 삼천리는 최근 서래마을에서 운영중이던 ‘게스트로 펍’을 전면 폐점했다. 방배동 서래마을에 자리잡은 게스트로펍은 유명 셰프들 사이에서 맛집으로 추천될 정도로 유명세를 탔지만, 이어지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삼천리 외식사업은 ‘차이797(Chai797)’ 브랜드만 남게 됐다. ‘차이797’은 서래마을 본점을 비롯해 10여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지난해 ‘차이797 플러스(Chai797 PLUS)’라는 브랜드로 AK백화점 및 현대백화점 등에 출점하기도 했다.

◇ 한우전문점 브랜드 론칭 준비중… 과연 이번엔?

삼천리그룹의 외식사업은 이만득 명예회장의 막내딸인 이은선 이사가 총괄하고 있다.

이은선 이사는 미국 버클리(Berkeley)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2010년 6월 삼천리 전략본부에 합류했다. 이후 ‘차이797’ 매장확대와 ‘게스트로펍’ 론칭을 진두지휘 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주요서류에 이름을 처음 올린 것은 지난 2014년 초다. 삼천리는 2014년 3월 분기보고서를 통해 이은선 씨를 신규이사(미등기임원·상근)으로 선임한다고 공시했다.

이은선 이사는 30대 나이에 이사 타이틀을 달며 ‘금수저의 초고속 승진’이라는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온 바 있다. 이런 꼬리표를 뗄 수 있는 것은 스스로 경영능력을 증명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최근 삼천리의 외식사업부문 실적은 이은선 이사의 체면을 구기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아버지인 이만득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면서 오너3세에 대한 후계승계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은선 이사의 경영능력 검증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물론 1982년생으로 올해 36세(한국나이)인 이은선 이사는 삼천리 지분이 전무한데다, 아직은 젊은 나이여서 경영승계를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이만득 명예회장의 세 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고, 향후 신사업부문을 이끌게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외식사업 부문 실적은 이은선 이사의 향후 입지와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 이만득(사진) 삼천리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딸인 이은선 이사가 그룹 내 신사업을 이끌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업부문 실적이 신통치 않아 그의 경영능력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뉴시스>
이에 대해 삼천리그룹 측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말 ‘게스트로펍’을 폐점한 것은 위치(서래마을)도 그렇고, 젊은이들의 취향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외식부문은 매장 확대(출점) 등 외형확대로 인해 초기 투자비 등이 투입되면서 지난해까지 손실(적자)이 불가피한 부분이 있었다. 지난해까지 손익분기 폭이 대폭 좁아진 상태로, 올해(2017년) 분명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손실 등) 단순 수치만으로 이은선 이사의 경영능력을 평가하긴 무리가 있다”며 “해를 거듭할수록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고,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가고 있다. 후계구도, 경영능력 등을 언급하기엔 적절치 않지만,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인만큼 지켜봐달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사위크> 취재 결과, 삼천리는 퓨전 중식당 ‘차이797(Chai797)’에 이어 한식브랜드를 새로 론칭할 예정으로 확인됐다. ‘한우전문점’을 주력으로 하는 한식당으로, 최근 채용정보 사이트를 통해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빠르면 3월 이내에 브랜드명을 정하고 정식 론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칸 다이닝 레스토랑 ‘게스트로펍’이 폐점된 자리에 신규 브랜드 매장을 오픈한다. ‘게스트로 펍’을 사실상 실패하고 다시 새 브랜드를 론칭하는 것인 만큼 신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과연 ‘삼천리 오너 3세’ 이은선 이사가 이번만큼은 경영능력을 제대로 과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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