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7 11:50 (수)
‘이가탄’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딸들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공시위반’
‘이가탄’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딸들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공시위반’
  • 정소현 기자
  • 승인 2017.02.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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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인제약(사진)과 이행명 회장의 두딸 소유 회사인 메디커뮤니케이션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공시위반이라는 판단이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이가탄’으로 유명한 명인제약이 이행명 회장의 자녀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수관계자와의 거래가 수년간 이어졌지만 감사보고서 등에는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인데, 금감원은 명백한 ‘공시위반’이라는 지적이다.

◇ 땅 짚고 헤엄치는 오너 2세

관심의 중심에 선 곳은 ‘메디커뮤니케이션’이다. 이행명 명인제약 회장의 두 딸인 선영(40), 자영(37) 씨가 지분을 각각 52%, 48% 보유한 회사다. 지난 2005년 설립된 이 회사는 명인제약의 인하우스 광고대행사로, 명인제약의 광고물량 대부분을 처리하고 있다.

명인제약의 광고매출은 130억대를 유지하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이 설립된 2005년을 기점으로 급등했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이 설립된 2005년 187억 규모에서 2015년 현재 265억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15년 1408억의 매출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명인제약의 광고선전비 지출 규모는 작지 않다.

메디커뮤니케이션 명인제약의 광고제작 및 광고대행비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안정적인 거래처 덕분에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설립 이후부터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2013년 27억원 규모의 매출액은 2015년 37억으로 뛰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기간 9억5000만원에서 22억으로 급등했다. 아버지 회사를 통해 벌어들인 이익을 손쉽게 가져간 셈이다.

<시사위크>가 기업신용평가사에서 발표한 보고서 등 다수의 자료를 통해 단독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행명 회장의 차녀인 이자영 씨는 명인제약 임원(사내이사·비상근)으로 등재돼 있다. 명인제약 지분도 10.45%(2016년 2월 기준) 보유하고 있다. 장녀인 이선영 씨 역시 명인제약 지분 10%를 갖고 있다. 아버지인 이행명 회장은 70.79%를 갖고 있는 상태다.

명인제약의 지분을 가진 오너 일가가 다른 회사의 최대주주이기도 한 셈인데, 대기업의 경우라면 이런 상황에서 거래 비중이 특정기준 이상일 경우를 ‘내부거래’, 즉 일감몰아주기로 판단한다. 법적 제재 대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명인제약은 중견기업이자 비상장사로, 일감몰아주기 제재 대상에서 비껴나 있다. 현행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군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다.

◇ 특수관계자 거래내역 수년간 누락… 공시 위반

▲ 명인제약이 이행명(사진) 회장의 두 딸 소유 회사에 광고물량을 몰아주고 있는 것을 나타나 뒷말이 일고 있다. <명인제약 홈페이지 갈무리>
문제는 명인제약과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이같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두 기업의 감사보고서에는 특수관계자의 명칭과 금융기관 거래 지급보증 내용만 간단히 기입돼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비상장사라 하더라도 감사보고서에는 △특수관계자의 명칭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금액 등 규모) △채권채무 관련 사항(잔액·담보제공여부·보증상세내역 등) 등을 포함해 모두 주석으로 공시하도록 돼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비상장사의 경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이 아닌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하지만 어떤 회계기준을 적용하든 특수관계자가 누구고 어떤 거래를 얼만큼 했는지 등의 거래내역은 반드시 공시를 해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누락할 경우 공정거래법상 공시의무 위반”이라며 “이럴 경우 감리부서에서 감리를 통해 회계처리 적정여부 검토하고,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제재가 내려진다. 내부제보자가 회계처리 위반사실을 적시해 관련증빙과 함께 제보하면 감리에 착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견그룹들의 일감몰아주기 실태를 조사한 경제개혁연구소 측은 “지배주주들이 일감 몰아주기를 지속하는 이유는 상속 등을 위한 자금 마련이 쉽기 때문”이라며 “사후 규제인 공정거래법의 경우 대규모 기업집단에 한정해 규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규제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명인제약 측은 “내용을 알아보고 연락주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회신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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