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리테일 신사업 '파르나스호텔'<파르나스호텔 홈페이지 캡쳐>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유통기업 GS리테일이 신사업 ‘부메랑’을 맞았다. 신성장 동력이었던 슈퍼마켓 및 호텔사업이 회사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어서다. 취임 1년을 갓 넘긴 허연수 대표는 올해도 영토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오히려 재무구조 악화라는 부담만 떠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 편의점 수익으로 ‘신사업 물 대기?’

‘외화내빈’

GS리테일의 신사업을 보는 업계의 평가다. 호텔사업과 슈퍼마켓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지만 확실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편의점 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부진한 신사업 부문에 투자하면서, 수익 반등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지난해 ‘내실 없는 성장’을 지속했다. GS리테일은 4분기 매출액은 1조9235억원으로 16.1% 신장했다고 2일 공시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영업이익은 853억4500만원으로 1% 하락세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438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라는 지적이다.

발목을 잡은 것은 슈퍼마켓 사업이다. GS슈퍼마켓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4% 늘어 335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손실이 135억원에 달해 적자폭이 44.1% 커졌다. 작년 11월, 12월 두 달 동안 실적이 부진한 점포 18곳이 조기 폐점하기도 했다.

호텔사업에서도 부진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2015년 GS리테일은 GS건설로부터 파르나스호텔을 7600억원에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거액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71억원으로 22% 급감했고, 당기순이익은 2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슈퍼마켓 사업은 경쟁심화로 인한 영업손실이 발생했고, 호텔은 최근 파르나스 타워 완공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반영돼 부진했다”며 “특히 슈퍼마켓 사업은 SSM 출점 제한 및 월 2회 의무휴업 등 각종 규제로 인해 업계 전반이 불황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 신사업 부담에 재무구조도 ‘악화’… 돌파구 찾을까

현재 GS리테일의 수익창구는 편의점 사업에 치우쳐 있다. 작년 4분기 실적 비중만 따져 봐도 GS편의점은 회사 전체 매출액의 77%, 전체 영업이익의 103%를 차지하고 있다. 오히려 수익다각화를 위해 진출한 슈퍼마켓 사업은 35%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사업 리스크가 주력사업 부문의 수익마저 ‘도루묵’으로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가운데 GS리테일은 또 한 번의 신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드러그스토어 왓슨스를 품에 안은 것이다. 2일 GS리테일은 홍콩 왓슨그룹으로부터 왓슨스코리아 지분 50%를 매입해 지분 100%를 손에 쥐었다고 밝혔다. 단독 경영권을 확보하여 기존사업과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러나 왓슨스코리아가 실적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다. 왓슨스코리아가 2004년 이후 흑자를 낸 해는 2011년이 유일하다. 2015년에는 60억7113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좋지 않다.

오히려 신사업에 따른 인수 부담은 GS리테일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 작년 3분기 GS리테일의 현금성자산은 468억원에 그쳤다. 2014년 1043억원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2015년 파르나스 호텔 인수자금에 따른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GS리테일은 이번 왓슨스코리아 인수 과정에서도 차입금 상환과 신규점 투자를 위해 420억원 규모의 자금을 대여키로 했다.

GS리테일은 2007년 미스터도넛코리아와 15년간 미스터도넛 국내 독점 사업 운영계약을 맺었지만 결국 실적 부진에 2014년 조기 철수한 바 있다. 파르나스호텔 컨벤션 사업도 작년 12월 조기 폐점했다. 손대는 사업마다 낙제점을 받은 GS리테일이 올해는 확실한 ‘성장 모멘텀’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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