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당이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희정 신드롬'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나섰다. 사진은 2010년 당시 민주당 소속 안희정(왼쪽) 충남도지사가 국회를 방문해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도정 현안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이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안 지사가 같은 당 문재인 전 대표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당은 ‘안희정 띄우기’에 나섰다. ‘문재인 패권주의’를 비판해왔던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안 지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안 지사의 상승세가 지지율 답보 상태인 안철수 전 대표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당의 속내도 복잡해진 모습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지사의 ‘대연정론’에 대해 “이번 발언은 잘못”이라면서도 “잘못했으면 ‘제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사과했어야 안희정이다. 누구나 실수한다. 안희정다웠으면 한다”고 감쌌다. “저는 친노(친노무현) 중에서 이광재 전 지사와 안희정 지사를 좋아한다”며 “비록 당은 다르지만 좋아하는 분은 좋아한다”고도 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지사의 제안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표는 “물론 지금 현재 다당제에서 어떤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여소야대의 국회가 되고, 지금 현재 보더라도 국회에서 (협치가) 생산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얘기를 하는 것은 (동의한다)”고 했다.

지난 4일 당 국가대개혁위원회 출범식에서는 안 지사의 민주당 경선 승리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도 “국민은 이러한 이변을 바라고 있다”며 “안 지사가 ‘문재인 산성’을 넘는다면 반 전 총장 사퇴만큼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국민의당의 ‘안희정 띄우기’는 야권 내 ‘문재인 대세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전략적 접근인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여론조사를 인용해 “이번 대선에서 찍지 말아야할 후보 1위가 박근혜 패권 정치 아바타가 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32.4%, 문재인 친노·친문 패권 수장이 23.4%로 나왔다”며 “국민들은 이번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을 보면서 패권정치는 안 된다는 단호한 생각 갖고 있다. 이게 대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안 지사의 상승세를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이날 보도된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지사의 ‘표 확장성’이 문 전 대표보다 높다는 결과가 집계됐다. 안 지사가 국민의당 내 유력 대선주자인 안 전 대표와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안 지사는 52.1% 지지를 받았다. 같은 조건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50.3%로 나타났다. 안 지사가 민주당의 외연확대에 더 유리한 카드라는 관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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