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사의 약진은 6일 발표된 4개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확인된다. 안 지사는 각각 <한겨레> 14.1%, <동아일보> 12.9%, <MBN> 13%의 지지율로 문재인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국민일보> 조사에서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16%)에 이어 3위를 차지했으나,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거의 없었다. 불과 한 달 전 안 지사의 지지율이 3~5%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먼저 반기문 전 총장의 중도하차로 갈 곳 잃은 충청민심이 옮겨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른 하나는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정책노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겨레>의 여론조사에서 안 지사는 충청지역에서 26.7%로 평균을 크게 웃돌았고, 60대에서는 10.8%로 문 전 대표(9.8%)를 소폭 앞서기도 했다. 특히 바른정당이나 국민의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안 지사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징성을 감안한 듯 민주당은 대선 권역별 순회경선의 첫 관문으로 호남을 선택했다. 헌재의 탄핵심판결정에 따라 시기는 유동적이지만, 권역별 경선의 순서는 확정된 상태다. 특히 호남지역은 ‘반문재인’ 정서의 진원지로 문 전 대표에게는 취약지로 통한다. 안 지사 입장에서 비집고 들어갈 틈이 작지 않다는 얘기다.
현재 호남지역의 여론은 ‘문재인 대세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광주전라지역 지지율은 36.7%로 안 지사(9.5%)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이다. 다만 지지율 고공행진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호남의 반문정서가 해소됐다고 보는 견해가 있고,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적 지지의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후자로 해석할 경우, 안 지사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확신이 든다면 호남여론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호남지역을 포함해 외연확대에 몰두해 ‘타초경사’의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대선불출마를 선언해야 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 전 대표와 대립각을 통해 외연확대를 노렸던 박 시장은 ‘정권교체 여론에 찬물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지지자들로부터 결국 외면당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민주당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박 시장이 문재인 청산을 얘기하다 몰락하지 않았느냐”며 “호남에서 지지가 올라간다는 달콤한 유혹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패착을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가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