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차기 신한은행장 선임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단연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다. 다만 ‘신한사태’의 그림자에 발목이 잡혀 있는 점이 복병으로 떠올라있다. 한 시민단체 ‘신한사태’ 당시 위증 및 위증교사 혐의로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 신한은행 차기 행장 선임 막판 '혼선'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오는 7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차기 신한은행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차기 행장 후보로는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의 단독 추천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간의 경영 성과와 최근 지주 회장 후보 자진사퇴 결정이 그의 대세론을 이끌었다. 위 사장은 카드 부문의 업계 1위 입지를 강화하며 경영 리더십을 인정받아왔다. 또 지난달 신한금융지주 회장 최종 면접에선 “맏이가 되는 것이 순리”라며 조용병 행장에 힘을 실어주고 자진사퇴했다.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차기 행장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순조롭던 그의 ‘대세론’은 막판에 복병을 만났다. 2010년 발생한 신한사태에 연루된 전력에 발목이 잡혔다. 최근 금융정의연대는 “위 사장이 신한사태와 관련한 검찰수사와 재판에서 위증과 위증교사를 한 의혹이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신한사태는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시작된 내분 사태를 일컫는다. 신 전 사장은 2013년 12월 항소심에서 대부분 무죄를 선고받았고 현재 대법원 판결만 남겨 놓은 상태다.

위 사장은 당시 신한지주의 공보 담당 부사장으로 라 전 회장 편에 섰던 인사다. 금융정의연대는 “위 사장이 라 전 회장을 위해 사용한 변호사 비용을 신 전 사장에게 덮어씌우는 등 위증을 했으며, 일본 현지로 직원을 보내 중요 증인을 만나 회유하도록 위증교사를 했다는 의혹에도 휘말려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한사태의 핵심 인물인 위 사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되는데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했다.

◇ 시민단체, 위성호 사장 위증 혐의 고발

이 같은 ‘자격 논란’이 부각되자 내부 구성원들도 동요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신한은행지부는 6일 성명서를 통해 “‘제2의 신한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경영진이) 현명하게 결정할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사회 내부에서도 관련 고발 건의 법적 리스크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고 전해졌다.

신한사태는 신한금융 조직에 깊은 상처를 남긴 사건이다. 관련 후유증에서 아직까지도 벗어나지 못한 신한금융에게는 최대 아킬레스건 중 하나다. 이에 업계에선 이번 논란으로 차기 행장 인선 구도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차기 행장 후보로는 김형진·임영진 신한금융 부사장도 하마평에 오른 상태다.

신한금융은 그간 ‘신한사태’의 잔재를 털어버리는 데 주력해왔다. 이번 차기 회장에 ‘신한사태’ 당시 중립적인 노선을 취했던 조용병 회장을 발탁한 것도 이 같은 과거 청산 의중을 확고히 했다. 이런 가운데 ‘신한사태’의 꼬리표를 달고 있는 위 사장에 대한 선임은 여러모로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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