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투어 한옥민 사장.<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모두투어 실적이 자회사 리스크에 절뚝이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6개 자회사 모두 작년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하면서 모두투어 본업 성장세를 가로막는 형국이다. 신 사업과 본업인 여행사업의 시너지를 높여 몸집을 키우는 방안을 추진했던 한옥민 사장의 경영능력에도 물음표가 띄워진다는 지적이다.

◇ 여행업 수익 개선… 자회사가 ‘함정’

여행업 2인자 모두투어가 자회사 실적에 발목이 잡혔다. 6일 모두투어는 지난해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모두투어의 지난해 개별기준 누계 매출은 약 20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54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 대비 12.9%, 14.2% 성장한 규모다.

호실적에도 연결기준 실적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자회사 부진 탓에 오히려 실적이 별도기준보다 낮아지기 때문이다. 지진·테러 등에 따라 불안정한 여행업 매출을 보완하기 위해 수익구조를 다각화한 모두투어로서는 뼈아픈 결과라는 분석이다.

같은 날 모두투어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잠정실적을 공개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작년 모두투어의 연결 기준 누계매출은 2370억원으로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1억원으로 약 50억원 뒷걸음질 치는 등 수익성이 약화됐다.

당기순이익도 개별기준보다 자회사와의 연결기준일 경우 하락세가 나타났다. 개별 기준 194억원에서, 연결기준일 때 16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이 자회사 리스크에 잠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두투어가 보유한 주요 자회사는 ‘모두투어인터내셔널’ ‘크루즈인터내셔널’ ‘모두관광개발’ ‘모두스테이’ ‘서울호텔관광전문학교’ ‘자유투어’ 등 6개사다. 기존 자회사 ‘모두투어에이치앤디’는 지난해 하반기 자회사 모두스테이에 흡수 합병됐다.

6개 자회사는 작년 3분기 기준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자유투어’와 ‘서울호텔관광전문학교’의 손실분이 컸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자유투어는 작년 3분기 23억2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서울호텔관광전문학교의 순손실 액수는 10억5800만원이다. 모두투어에이치앤디는 합병 전에도 8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 자회사 정상화에 ‘물심양면’ 부담 지속

모두투어의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자유투어는 앞서 2014년 9월 모두투어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2013년 자유투어가 리조트사업 투자손실 등으로 상장폐지 및 회생절차에 들어갔던 전력이 있어, 업계선 오히려 모기업 수익이 잠식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계열사 편입 이후 자유투어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였으나, 정상궤도에 진입하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리는 모양새다. 작년 3분기 기준 판관비가 41억원으로 매출액 39억원을 상회하면서 역마진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사업 정상화에 따른 비용 지출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회사인 모두투어도 자유투어 경영 정상화 리스크를 함께 짊어지고 있다. 모두투어는 자유투어에 대한 보증 부담도 지고 있다. 자유투어가 GS홈쇼핑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데 4000만원의 담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관광진흥기금대출금 등 12억원도 추가로 지급보증을 섰다. 타 자회사에도 ‘임대차계약’ 등 다양한 명목의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성준원·김은혜 연구원은 ‘모두투어 본사 실적은 정상화, 자회사는 적자지속’이란 보고서를 통해 “연결 자회사는 관련 리스크에 따라 적자폭이 더 커질 수도 있다”며 “자유투어 적자폭은 조금씩 줄어들겠으나 합산 이익으로는 적자가 예상된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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