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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 최대실적?… 따져보니 ‘조삼모사’
엔씨소프트, 최대실적?… 따져보니 ‘조삼모사’
  • 백승지 기자
  • 승인 2017.02.08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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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왼쪽)와 넷마블 방준혁 의장.<뉴시스>
[시사위크=백승지 기자] ‘리니지 명가’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로 체면을 구겼다. 관련 매출을 작년 실적에 미리 계상했다가 시장의 외면을 받은 것이다. 매출을 최대한 긁어모았음에도, 작년 매출이 상위 3사 중 ‘꼴찌’를 기록했다. 오히려 선 반영분만큼 1분기 실적이 빠질 예정이라 올해 실적 기대감에도 찬물이 끼얹어진 모양새다.

◇ 1분기 매출, 4분기로… 싸늘한 주가

7일 엔씨소프트가 혹독한 하루를 보냈다. 창사 이래 최대실적 공개에도 주가가 하락해서다. 올 1분기에 반영해야 할 수익을 작년 4분기 실적으로 미리 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환호는 곧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8일 김한경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호실적의 배경은 PC게임 리니지1의 ‘드래곤 보물상자’ 프로모션 매출을 미리 합산했기 때문”이라며 “올해 1분기 리니지1 매출은 해당 선 인식분 만큼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작년 4분기 매출액 2846억원, 영업이익은 10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0.1%, 25.8% 증가했다. 특히 리니지1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4% 증가한 1184억원으로 집계됐다. 리니지1이 엔씨 전체 매출의 41.6%를 담당하는 ‘효자품목’인 셈이다.

엔씨는 리니지1에 매년 아이템판매 이벤트인 ‘드래곤 보물상자(PC방 펀플카드)’를 진행한다. 수익은 게임 내 결제가 이루어지는 이벤트 기간에 해당 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그러나 올해부터 매출집계 방식이 변경돼 혼란이 빚어졌다.

펀플카드는 게임 아이템을 살 수 있는 일종의 오프라인 선불카드다. 엔씨는 작년 12월 PC방 등에 미리 카드를 보급해 판매했다. 1월 이벤트 기간이 시작돼 카드를 사용하기도 전에, 유통사에서 카드를 판매한 시점을 기준으로 매출이 4분기에 한꺼번에 잡혔다. 이벤트 시행일도 1분기로 앞당겨져 지난해 실적개선에 상당부분 기여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올해부터 해당 아이템 판매 실적은 ‘선인식’ 방식이 적용되도록 회계사항을 변경했다”며 “약간의 실망감은 있었으나, 선인식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작년 4분기 매출은 이전 분기별 평균기록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설욕전도 “한 발 뒤로”… 신작 기대감 ‘폭삭’

여기에 올해 실적을 견인해야 할 ‘리니지M’ 출시가 뒤로 밀린 점도 1분기 기대감을 또 한 번 꺾었다. 리니지M은 작년 출시한 ‘리니지:레드나이츠’에 이은 두 번째 리니지IP 활용 신작이다. 앞서 레드나이츠는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에 인기가 밀렸다. 이에 리니지M의 ‘설욕전’을 기대했던 시장은 김이 샜다는 반응이다.

7일 컨퍼런스 콜에서 윤재수 최구재무책임자(CFO)는 “현재 개발일정을 1분기에 맞춰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그러나 ‘리니지2:레볼루션’ 등 흥행에 따라 시장상황 파악 및 타겟 목표 조정 등을 위해 론칭 일정을 2~3달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종 출시는 상반기 중 예정됐다.

결국 침체된 분위기는 주가로 나타났다. 7일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4.75% 내린 30만1000원에 장마감했다. 차익실현 매물이 가세한 것도 한 몫 했지만, 1분기 실적 전망치에 대한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싸늘히 식었다는 분석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9836억원, 영업이익 3288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지만, 상위 3사 중 유일하게 ‘1조클럽’ 입성에 실패했다. 특히 과거 넷마블과 어깨를 견주던 엔씨가 2년째 업계 3위에 머무르고 있어 실적 반등이 올해 최대 과제로 떠오른다.

김한경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신작 공백기가 예상되지만 넷마블 ‘리니지2:레볼루션’ 흥행이 지속되고 있다”며 “2월 중 대규모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어 IP소유자인 엔씨의 로열티 매출 확대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