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그대로 나타났다. 리얼미터의 주중집계에 따르면,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지난주와 비교해 2.5% 포인트 하락한 5.8%로 집계됐다. 이는 원내 5당인 정의당(6.8%) 보다도 낮은 지지율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작지 않았다.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바른정당 소속 유승민 의원은 지난주 대비 1.4% 포인트 하락한 3.5% 지지율로 6위에 머물렀다. 남경필 지사는 1.6%로 더 낮았다. 한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는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5% 이내의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반기문 전 총장으로 쏠렸던 지지율도 회수하지 못했다. 반 전 총장 지지표는 같은 충청권의 안희정 충남지사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지지율에 흡수된 것으로 분석된다.
바른정당의 지지율 고전의 원인으로는 불분명한 정체성과 한 발 느린 의제선정 때문으로 보인다. 선거연령 18세 하향조정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하향조정안에 찬성입장을 보였던 바른정당은 한 차례 번복 후, 찬성쪽으로 가닥을 잡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당의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근 정치권 의제로 부상한 ‘특검 연장안’도 마찬가지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찬성기류가 뚜렷한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는 바른정당이 쥐고 있었다. 주도권을 갖고 의제를 끌어나갈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이미 야3당의 특검 연장 논의가 끝난 이후인 9일에서야 뒤늦게 찬성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한 이혜훈 바른정당 최고의원은 “바른정당이 의제를 선점하는 것이 많이 느린 것 같다. 특검연장도 주도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취지로 말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싸움이 길어질수록 보수는 새누리당, 진보는 민주당으로 양분되기 마련”이라며 “중도나 제3당의 성공열쇠는 실력과 한 발 빠른 대처능력”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의 2월 2주차 정례조사 주중동향이다. 2월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무선 ARS, 무선 전화면접 방식을 병행해 조사했다. 전체응답률은 8.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