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의 지지율과 차기대선에 도전 중인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이 동시에 하락했다. <데이터=리얼미터>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진짜보수’의 기치를 세웠던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수진영 후보로 여겨졌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불출마에 따른 반사이익도 없었다. 국민의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을 넘어 원내 2당까지 노렸던 출범 때와 비교하면 분위기는 매우 침울하다.

이는 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그대로 나타났다. 리얼미터의 주중집계에 따르면, 바른정당의 지지율은 지난주와 비교해 2.5% 포인트 하락한 5.8%로 집계됐다. 이는 원내 5당인 정의당(6.8%) 보다도 낮은 지지율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작지 않았다.

대선주자 지지율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바른정당 소속 유승민 의원은 지난주 대비 1.4% 포인트 하락한 3.5% 지지율로 6위에 머물렀다. 남경필 지사는 1.6%로 더 낮았다. 한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는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5% 이내의 지지율은 큰 의미가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반기문 전 총장으로 쏠렸던 지지율도 회수하지 못했다. 반 전 총장 지지표는 같은 충청권의 안희정 충남지사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지지율에 흡수된 것으로 분석된다.

바른정당의 지지율 고전의 원인으로는 불분명한 정체성과 한 발 느린 의제선정 때문으로 보인다. 선거연령 18세 하향조정안이 대표적인 사례다. 당초 하향조정안에 찬성입장을 보였던 바른정당은 한 차례 번복 후, 찬성쪽으로 가닥을 잡는 등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당의 한 관계자는 “처음부터 혼란스런 모습을 보였던 것이 문제였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최근 정치권 의제로 부상한 ‘특검 연장안’도 마찬가지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이 찬성기류가 뚜렷한 상황에서 캐스팅 보트는 바른정당이 쥐고 있었다. 주도권을 갖고 의제를 끌어나갈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이미 야3당의 특검 연장 논의가 끝난 이후인 9일에서야 뒤늦게 찬성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tbs라디오에 출연한 이혜훈 바른정당 최고의원은 “바른정당이 의제를 선점하는 것이 많이 느린 것 같다. 특검연장도 주도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취지로 말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싸움이 길어질수록 보수는 새누리당, 진보는 민주당으로 양분되기 마련”이라며 “중도나 제3당의 성공열쇠는 실력과 한 발 빠른 대처능력”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의 2월 2주차 정례조사 주중동향이다. 2월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무선 ARS, 무선 전화면접 방식을 병행해 조사했다. 전체응답률은 8.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 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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